죽음은 사실 우주의 도처에 있다. 그러나 끊임없는 팽창만 생각하는 우리에겐 그것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이대로 갈 때 우주를 형성하는 물질이 유한하다면, 다 떨어진다면 우주도 죽을 수 있다. 결국 아무 것도 없는 것과 다름없이 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태양은 지금으로부터 수십억년 전 초신성의 죽음으로 생기는 엄청난 폭발 속에서 탄생했다. 죽은 중성자별, 그리고 더 압축되어 물질이 붕괴돼 만들어지는 블랙홀들로 이뤄진 공간을 우주의 무덤이라고 볼 수 있다.
별들의 모임인 은하(Milky Way)도 죽는다.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남기는 것처럼 우주 조각도 죽으면 시체를 남긴다. 비록 그러한 일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수십억년이 걸릴 것이지만.
은하계의 별들이 어디서 끝날지(죽을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연구 논문이 왕립천문학회 월간지(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논문 저자인 시드니대학 박사과정 데이비드 스위니(David Sweeney)는 "천문학자들은 은하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모델링을 통해) 매우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생각해 냈고 우리가 그 중 하나를 실행해 모든 별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를 살펴봤다"고 밝혔다. 그리고 연구팀은 '은하 지하세계'(Galactic underworld)라는 곳을 확인했다. 이 공간은 우리 은하 전체 질량의 약 1%에 지나지 않지만 특이한 분포와 구조를 갖고 있다.
스위니는 "정말 기이한 모양"이라면서 "그것은 일반 은하의 세 배 높이인데 더 부풀어 올라 있다. 관측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경우 부풀어 오른다는 것은 그 형태가 현재의 '살아있는' 은하로 알려진 나선팔보다는 구형 구름과 더 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이자 시드니대 천문학 교수인 피터 투실은 "은하의 죽음이 정확히 언제인지, 인간이 예측할 수 있는 유효기간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연구로 죽은 별들을 어디서 찾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은하 지하세계에서 개별 천체와 그들의 정확한 위치를 식별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