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말 성공적으로 발사를 진행하며 전 세계인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져다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은 발사 직후부터 여러 단계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목적지에 안착하게 된다. 예정되었던 6개월간의 정렬 과정을 마무리한 후, 본격적으로 드넓은 우주를 관측하고 있는 제임스 웹 망원경은 아직 미션의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전설로 자리 잡고 있다. 제임스 웹은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의 결과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왜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보여주고 있을까? 먼저 제임스 웹은 전례 없는 해상도와 민감도를 갖고 있다. 제임스 웹 팀은 이를 확보하기 위하여 망원경계의 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의 여러 가지 새로운 접근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제임스 웹이 특별한 이유
허블 우주 망원경이 관측할 수 있는 우주보다 더 멀고 희미한 천체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적외선이 적합하다. 다만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파장이 길어지는 탓에 비슷한 (혹은 더 뛰어난) 해상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사경의 직경이 커져야 한다. 직경 6.5m에 달하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반사경은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 모양으로 배치하여 제작되었으며, 그 결과 허블 망원경의 집광 면적보다 자그마치 7배 이상 큰 면적을 자랑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망원경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발사를 위해서는 발사 시 크기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제임스 웹 팀은 큰 크기의 주경을 발사체 페이로드 안에서 양쪽으로 한 번씩 접은 후 발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접힌 주경을 감싸며 태양 전지판, 안테나, 선쉴드, 전후방 팔레트 등이 모두 정교한 정확도로 함께 접히며 웅크린 형태로 지구를 출발했다.
미래의 모든 망원경을 접을 수 있다!
대형 우주 망원경으로서 처음으로 '종이접기'에 성공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그간 가장 큰 장벽이라고 여겨지던 주경과 해상도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이는 먼저 미래의 모든 우주 망원경이 접힐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를 통해서 주경의 크기 역시 안정적으로 커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참고로 위 접기 기술은 일본의 천문학자 미우라 코료(Kōryō Miura)가 개발한 미우라 접기 기법(Miura fold)을 기반으로, 평평한 면을 여러 번 접더라도 면의 반대편 모서리를 잡아당기면 쉽게 펼쳐질 수 있는, 즉, 입체를 평면의 움직임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법이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망원경 자체 조립의 시대를 열었다. 수천개의 부품이 순서대로 올바르게 작동하는 여러 번의 대규모 배치와 정렬 과정은 마치 궤도에 쏘아 올려진 하나의 망원경 로봇과도 같았다.
또한 테니스 코트만한 선 실드를 장착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냉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액체 헬륨 냉각제를 이용하여 온도를 낮추었던 과거 스피처 우주 망원경처럼 냉각제 고갈 등의 문제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적외선 임무의 또 다른 한계점이라고도 일컬어지던 냉각 과정은 이제 더 쉽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제임스 웹,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전
향후 2,30년간 크고 작은 제2, 3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들이 계속해서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망원경이라 평가받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적용된 여러 혁신적인 기법은 더 커지고 자동화될 차세대 우주 망원경에 대비할 수 있는 엄청난 투자임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전이다.
특히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통해서 확인한 수학적 복잡성과 정교함이 녹아든 미우라 접기 기법은 미래에 우주로 쏘아 올려질 수많은 초대형 망원경을 비롯하여, 새로 짓게 될 우주 정거장, 화성에 건설하게 될 우주 기지 등 미래 우주 미션의 발사에 핵심적인 기술로 사용되며 미래 우주 과제에 더 활발하게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