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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 눈부신 우주 발전을 이끌다

[김민재의 우주이야기]우리나라 민간 주도 개발 부족 아쉬워

  • 기자명 김민재 과학칼럼니스트
  • 입력 2022.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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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그리고 에드윈 버즈 올드린 (왼쪽부터)의 달 착륙 40주년 기념 촬영. 출처=NASA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그리고 에드윈 버즈 올드린 (왼쪽부터)의 달 착륙 40주년 기념 촬영. 출처=NASA

소련의 로켓 과학자 코롤료프가 행성 간 통신을 목적으로 인공위성 개발을 공식적으로 제안한지 약 3년 뒤인 1957년 10월4일,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비슷한 시기에 인공위성 발사를 준비하던 미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긴 위 발사는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부른다. 이후 두 나라는 서로 자존심이 걸린 싸움을 시작하는데 이를 '우주 전쟁'이라 부른다.

1년 뒤 미국 역시 첫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다. 미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창설, 우주개발이나 군비 확장과 관련해 과학·기술 분야는 물론 교육 분야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한다. 미국은 10여 년 뒤 1969년 7월16일 아폴로 11호의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며 우주 전쟁에서 승리를 선포한다. 

이후 뜨거웠던 우주를 둘러싼 경쟁은 사뭇 다르게 흘러간다. 

1975년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의 유럽 10개국(현재는 총 23개국 참여 중)이 함께 유럽우주국(ESA)을 창설한다. 미국과 유럽은 깊은 협력을 바탕으로 건강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NASA와 ESA는 1972년 처음 공식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지구 온난화 현상 등을 비롯한 여러 과학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지상 해양 관측 위성, 통신·방송 위성을 비롯한 여러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천문학 및 우주 산업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눈부신 우주 발전을 이끌고 있다. 

◇우주 왕복선의 시행착오, 뉴 스페이스 시대를 이끌다

반면 우주 경쟁에서 승리한 NASA는 계속해서 우위를 점하고자 여러 추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계획으로 경제적으로 저렴하며 반영구적인 유인 우주 왕복선 개발을 밀어붙이기 시작한다. 

그 결과 엔터프라이즈 우주왕복선을 시작으로 디스커버리, 엔데버, 그리고 애틀란티스 등 여러 우주 왕복선이 개발되며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으로 화물 및 승무원을 수송하는 등 활발하게 이용되기 시작한다. 

문제는 우주 왕복선의 총 100여 회 임무 수행 중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고와 2003년 컬럼비아호 공중분해 사고 등 큰 사고가 두 번이나 발생했다는 점이다. 또한 NASA의 1년 총 예산을 기준으로 30% 이상이 우주 왕복선의 유지 보수에 쓰일 만큼 위에 관한 비용이 점점 늘어나게 되는 것도 문제였다.

미국 정부는 2006년 12월 예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우주정거장에 보내는 유인 우주 왕복선의 개발을 민간 기업과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의 '우주협약'(Space Act Agreement)을 발표한다. 

그리고 미국 정부와 NASA는 마침내 2011년 7월 높은 위험도와 비싼 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적다는 이유로 국제우주정거장 우주 왕복선 부분에서 손을 떼기 시작하며 2014년 유인 우주 왕복선 사업자로 스페이스X와 보잉을 선정한다. 이른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다. 

◇현실 속 아이언맨이 출현하고 있다

미 정부와 NASA의 발표 이후 2013년까지는 불과 10여 개뿐이던 민간 투자금이 투입된 우주 개발업체는 현재 300개가 넘는다. 총 민간 우주 산업체는 1000여 개를 훌쩍 넘기고 있으며 투자 금액도 어마어마하다. 최근 골드만삭스의 전망에 따르면, 2040년경 우주 산업 규모는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우주 산업의 발전은 유럽 최대의 저가 항공사 버진 애틀랜틱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테슬라의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 그리고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 등으로 대표되는 현실 속 억만장자 아이언맨의 출현을 이끌었다. 이들은 각각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 스페이스 엑스(SpaceX), 블루오리진(Blue origin) 등 민간 우주 관련 기업을 이끌며 기존의 국가 주도 우주 산업이 아닌 민간 주도의 새로운 우주 시를 열고 있다. 스페이스X는 주로 화물 운송이나 인공위성 발사 등으로 대표되는 과학 연구 및 우주 탐사에 치중하고 있으며 블루 오리진과 버진 갤럭틱은 민간 우주 여행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엔데버가 국제 우주 정거장에 도킹하는 모습. 출처=SpaceX/NASA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엔데버가 국제 우주 정거장에 도킹하는 모습. 출처=SpaceX/NASA

◇민간 기업의 우주 산업 참여,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다

민간 기업의 우주 산업 발전은 큰 상업성을 가질 수 있다. 민간 기업은 더 과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으며, NASA가 보유한 유인 우주선 관련 지식을 전수받아 궤도 진입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 

또한 NASA가 자체 우주왕복선을 이용해 2만7500㎏의 화물을 저궤도에 올리려면 약 15억달러가 필요한 반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이용하면 비용이 620만달러 밖에 들지 않는다. NASA는 줄인 예산만큼 기초과학 및 천문학 프로젝트에 더욱 집중할 수 있으며 민간 우주선 관리에 관한 경험도 쌓을 수 있다.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산업은 상대적으로 더 개방적이고,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매우 경쟁적인 시장이다. 그리고 우주 산업 발전 및 개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뉴스페이스 시대에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

최근 눈부신 산업 발전을 기반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중대형 액체 로켓 엔진 발사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누리 역시 성공적으로 발사시키며 우주 선진국의 입구를 강하게 두드리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자 및 공학자들의 세계적인 프로젝트 참여 역시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학문적 기초 역시 탄탄히 다져지고 있다. 

최초의 우주 여행에서 무중력을 체험하고 있는 리처드 브랜슨. 출처=버진갤럭틱
최초의 우주 여행에서 무중력을 체험하고 있는 리처드 브랜슨. 출처=버진갤럭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뉴스페이스 시대에 대비하여 우리나라의 민간 우주 산업이 많이 발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민간 우주 산업은 시간과 자본이 많이 필요한 산업이기에 초반의 정부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스타트업 환경을 제공 받으며 투자자들과 대중 역시 우주 산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즉, 국가 차원에서의 장기적인 비전이 마련되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충분한 예산 확보가 가능해져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대학, 연구소 그리고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한 전문 인력들의 확보 역시 큰 관심사 중 하나이다. 장기적인 전문 인재 육성은 물론이며 미국의 NASA, 유럽의 ESA,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으로 대표되는 전문 우주개발 전담 조직의 운영 등 더욱 장기적인 정책이 뒷받침 된다면 우주 산업은 우리나라의 확실한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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