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장증후군(IBS)의 새로운 원인을 제시한 제3의 가설이 나왔다.
1일 파퓰러사이언스는 미국 <소화기내과학저널( 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실린 연구를 인용해 과민성 장증후군이 중력 탓일 수 있다는 파격적인 가설을 소개했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원인으로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대개는 △장내 미생물 변화 △세로토닌 수치 상승 2가지로 원인을 설명한다.
중력 가설은 기존의 설명과 출발점부터 다르다.
작용-반작용에 관한 뉴턴의 제3법칙에 따르면, 중력이 우리를 아래로 끌어당기므로 우리 몸에는 장기를 안정시키는 ‘반중력’ 장치가 있어야 한다. 내장을 제자리에 고정시키는 내부 서스펜션 같은 것이 필요하다.
인체에서 이 역할은 근골격구조가 맡고 있다. 척추, 장간막(장과 등 쪽을 연결하는 막. 창자를 올바른 위치에 유지하는 역할), 횡격막(복강에 장기를 고정시키는 천장걸이 역할) 등이다.
이런 반중력 메커니즘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논문 저자인 미국 시다스-시나이 병원의 브레넌 스피걸 박사는 "과민성 장증후군과 매우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끌어당기는 힘과 저항하는 힘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 △복부의 내용물을 제대로 지탱할 수 없어 근육 경련과 통증이 발생하고 △처진 구조를 안정화시키려고 척추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허리 통증을 유발하고 △장기가 제자리에서 벗어나면서 위장관을 앞으로 밀기 때문에 음식이 들어가고 나오는 공간이 매우 좁아진다.
중력 가설이 옳다면 과민성 장증후군 치료에는 어떤 도움이 될까?
과민성 장증후군을 겪는 사람들 중에는 요가, 태극권 같은 운동으로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는 이유를 몰랐지만 중력 가설을 적용하면 근골격 및 복벽을 강화하는 운동이 왜 필요한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도 중력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여성은 결장이 남성보다 더 길고 늘어져 있어 중력의 영향에 민감하다.
스피걸 박사는 중력 가설이 장내 미생물, 호르몬 변화라는 기존 시각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스가 꼬이면 물이 통과하기 어렵다. 창자가 중력의 영향을 과하게 받으면 호스가 꼬인 것처럼 되어 결과적으로 박테리아가 과도하게 증식하고 그것이 복통과 가스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