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교류가 활발한 원숭이가 사회성이 낮은 원숭이에 비해 장내 유익균이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간과 같은 영장류에 속하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사회성이 높은 원숭이가 장내 유익균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icrobiology)>에 게재된 연구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파퓰러사이언스가 보도했다. 

연구팀은 1000마리 이상의 히말라야원숭이들이 자유방목 형태로 생활하는 푸에르토리코의 카요산티아고 섬에서 한 원숭이 소집단(수컷 22마리, 암컷 16마리)을 택해 사회적 행동과 장내세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회적 상호관계가 활발한 원숭이는 면역력을 높이는 유익균이 풍부했고 질병을 유발하는 미생물은 적었다”고 밝혔다. 

사회성이 높은 원숭이 대부분은 장내에 대표적 유익균인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프리보텔라(Prevotella)가 많았고, 사람에게서 패혈성 인두염과 폐렴을 일으키는 스트렙토코쿠스(Streptococcus, 연쇄상구균)의 수는 적었다. 

연구대상 집단 내 사회적 관계는 털 고르기 행동을 중심으로 관찰했다. 사회성이 높은 히말라야원숭이가 새로운 관계를 맺거나 기존 관계를 유지하는 핵심이 털 고르기 행동이다. 털 고르기를 해주거나 받는 시간, 서로 털 고르기 행동을 하는 상대방의 수를 기록했다. 

원숭이들의 장내세균 구성은 오염되지 않는 대변에서 채취한 DNA를 통해 분석했다. 장내세균의 구성과 다양성이 해당 원숭이의 사회성과 관계가 있는지 살폈다. 원숭이의 나이, 성, 계절, 소집단 내에서의 서열도 변수로 고려했다.    

논문 공저자인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정신의학과 카테리나 존슨 연구원은 “항염증 특성으로 잘 알려진 유익균 페칼리박테리움과 사회성 사이의 강한 연관성이 드러난 것이 놀라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는 아니다. 존슨 연구원도 “사회성과 장내세균의 상관관계는 털 고르기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세균이 전달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친구가 적은 원숭이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유익균이 적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직접적 원인은 아닐지 몰라도,  사회적 관계와 외부세계가 우리 체내의 가장 작은 미생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