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곽금연 교수·신동현 교수와 경희대학교 소화기내과 박예완 교수 연구팀은 2010~2019년에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 1737곳(부모 3474명·자녀2335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그 결과 부모의 지방간 여부에 따라 청소년 자녀의 지방간 발병 위험에 차이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지방간은 간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되는 질환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만, 제2형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및 기타 대사 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 및 환경적 요인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부모 중 어느 한쪽이라도 지방간이 있는 가정을 조사했으며 부모가 어느 한 쪽이라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는다면 자녀도 지방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방간이 없는 부모를 둔 자녀(1336명)의 지방간 유병률은 3.1%였으나 부모에게 지방간이 있는 경우(999명)는 유병률이 10.2%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지방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체질량지수, 복부 비만, 중성지방, 고밀도 지질단백질, 수축기 혈압, 간수치, 공복 혈당 등의 지표를 모두 반영하여 분석했다. 부모의 지방간 유무에 따라 자녀의 지방간 유병 위험을 통계적으로 예측한 결과 부모 중 한 쪽이라도 지방간이 있으면 자녀의 지방간 위험은 1.75배, 부모 모두 지방간이 있으면 2.6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자녀들의 하루 칼로리 섭취량이나 탄수화물 섭취량, 신체 활동 정도가 비슷했음에도 부모의 지방간 유무에 따라 자녀들의 지방간 유병률이 달라져 환경적 요인보다 유전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곽 교수는 “부모가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자녀의 건강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라면서 “이미 북미 소아 소화기 학회에서는 부모에게 지방간이 있는 비만 아동의 지방간 검사를 권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청소년의 지방간 조기 발견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청소년기부터 지방간을 앓게 되면 다른 간질환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등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모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섬쥬일이 풍부한 과일·채소·통곡물을 섭취하고 포화지방·정제당·가공식품을 줄이는 것이 좋다. 간 손상을 유발하는 불필요한 약물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소화기 약리 및 치료법(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에 실렸다. (논문명: The association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between parents and adolescent child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