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날이 풀리며 나들이를 나갔다가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봄볕의 강한 자외선이 피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조상들이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라고 했듯이 봄볕은 피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8일 의료계는 봄철 자외선이 햇볕이 뜨거운 여름보다 피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겨울 동안 약한 자외선에 적응했던 피부가 봄볕의 강한 자외선에 더 큰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봄볕에 노출된 피부에는 광과민성 피부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광과민성은 햇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질이다. 이 질환의 증상은 가려움, 붉어짐, 좁쌀 크기의 발진, 수포 발생 등이다.
광과민성 피부질환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한 것은 다형광발진으로 특별한 원인 없이 햇볕에 노출된 부위가 부어오르거나 수포가 생기며 심한 가려움을 느낀다. 이러한 증상은 수 시간 혹은 수 일 후에 발생하며 증상 발현 후 1~2일간 지속된다. 심한 경우에는 10일 가까이 지속되기도 한다.
광과민성 피부질환 중 일광 두드러기는 햇볕에 노출된 후 짧은 시간 내에 열감이나 가려움증을 동반한 두드러기가 발생한다. 이 경우 보통 휴식을 취하면 1~2시간 내에 회복된다.
광독성 피부염과 광알레르기성 피부염은 광과민성 유발 물질을 피부에 접촉한 후 햇볕에 노출했을 때 발생한다. 광독성이란 특정 물질을 전신 또는 국소에 적용한 후 햇볕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독성 반응이다.
광독성 피부염은 알레르기성 체질이 아닌 사람도 앓을 수 있다. 광알레르기성 피부염은 광알레르기성 약을 먹거나 바른 후 햇볕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증상은 노출 후 하루나 이틀이 경과한 뒤 나타나며 심한 가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강한 햇볕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일광화상과 광과민성 피부질환은 다르다. 수 분~수십 분만 노출해도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 또한 초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가을이 되면 잦아드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부가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낮 12시~2시 사이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밖에 나가는 경우 양산을 쓰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른다.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A와 자외선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A 차단은 PA++ 이상, 자외선B 차단은 SFP50 이상이 효과적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20~30분 전에 미리 바르고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야 효과가 유지된다.
긴팔 옷이나 짙은 색 옷을 입는 것도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된다.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도 햇볕에 피부가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막아 준다.
한 병원 관계자는 “광과민성 피부질환이 발생했더라고 냉찜질하거나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자연적으로 사라진다.”라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 만성적인 일광피부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