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제조사 모더나가 청문회에서 미국 내 백신 가격을 최소 5배 올려 130달러(약 17만 원)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더 힐,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스테판 모그너 모더나 회장이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이러한 계획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모그너 회장은 회당 접종 가격이 "보험료, 연방 의료프로그램, 구매자와의 계약 등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약 130달러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가격이 매우 합리적이며 백신의 가치와 일치하는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팬데믹 시기에 신속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배포, 접종을 목적으로 하는 워프 스피드 작전을 펼쳤다. 모더나는 이 작전의 일환으로 백신의 연구 개발, 임상 시험 및 제조를 위해 약 25억 달러(한화 약 3조 2300억 원)를 지원받았을 뿐만 아니라 제조한 백신의 대량 구매도 약속받았다.
모더나는 현재 미국 정부에 회당 15~26달러(한화 약 1만 9000~3만 3000원) 수준으로 백신을 공급 중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대로 오는 5월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종료되고 정부가 구매한 물량이 소진되면 일반 백신 판매가 가능해진다.
정부의 공중보건 비상사태 종료 발표 이후 외신들은 모더나와 화이자가 110~130달러 선에서 백신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더나는 지난 1월 백신 시장 가격을 130달러까지 올린다고 발표한 후 큰 비난을 받았지만 인상안은 수정되지 않았다.
미 정치인들은 여야 한목소리로 정부 지원을 받은 백신 제조사의 과도한 인상안 철회를 촉구했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들이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면서 가격 인상 결정 재고를 요구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브라운 상원의원은 “정부로부터 거액을 지원 받았는데 5배 인상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면서 백신 제조사가 가격을 올려야만 한다면 예상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정부 납품이 종료되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통을 시작하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더나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보험이 없는 소비자들도 백신을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접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모더나가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내용과 같으며 이번에도 언제까지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