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선 모든 것이 크다는 속담이 있다. 그 말은 텍사스 교외 도로변에 자리 잡은 쇼핑 중심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 벅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편의점이다. 육포에서 가스 그릴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을 판다. 또한 텍사스와 다른 6개 주로 여행 가는 운전자들에게 초대형 세차장과 깨끗하기로 유명한 화장실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마스코트로 기업명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비버 '벅시'가 있다.  

이제 벅시는 자신들의 비버 마스코트 이름을 딴 고대 비버 종까지 생겼다. 오스틴 텍사스 대학 연구팀은 학교 소장품에서 기존에 발표되지 않은 비버 화석화 표본을 발견했다. 이들은 팔레온톨로지아 일렉트로니카 저널 3월 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신규 종 비버를 편의점 캐릭터 이름 벅시에서 따온 안키테리오미스 벅세이(Anchitheriomys buceei)라고 명명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스티브 메이 오스틴 텍사스 연구원은 2020년 고속도로에서 "여기는 비버의 나라다"고 쓰여진 벅시 광고판을 보았다. 그리고 텍사스 척추동물 고생물학 컬렉션에서 연구 중인 비버 화석들을 떠올렸다. 메이는 "그래 여긴 수백만 년 동안 비버의 나라였다고 생각했다"고 명명 과정을 밝혔다.

새로 발견한 비버 종은 약 1,500만 년 전 마이오세 시기 동안 텍사스를 돌아다녔다. 이전 학술 연구에 다르면 그 당시 텍사스 생태계는 코끼리처럼 거대한 악어, 영양, 그리고 코뿔소들로 이루어졌었다. 안키테리오미스 벅세이는 오늘날 텍사스에 사는 비버들보다 약 30% 더 크다.

오스틴 텍사스 대학은 텍사스 6개 유적지에서 발견한 비버 표본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에게 도움이 된 화석은 텍사스 동쪽 마을 버크빌에서 온 독특한 두개골이다. 비버 뇌공동에 침전물이 자연적으로 스며들면서 뼈와 뇌가 섞인 형태다. 동물 뇌의 암석 복제품으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두개골 속 미세한 해부학적 구조를 관찰하기 위해 고해상도 엑스레이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으로 메이와 논문 공동 저자인 매튜 브라운은 두개골 주인이 새로운 종에 속한다고 확인할 수 있었다.

오스틴 대학교 연구진만 두개골 표본이 새로운 고대 비버 종이라고 의심한 게 아니다. 두개골이 1941년 처음 발견되었을 때 커티스 헤세 텍사스 A&M 대학 박물관 큐레이터는 두개골에 새로운 종의 이름을 붙여야겠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헤세는 1945년 연구 결과를 출판하기 전에 사망하였다. 80년 후 새로운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학자들이 헤세가 멈춘 곳에서 다시 시작했다.

매튜 브라운 오스틴 텍사스 연구원은 "새로운 현장 발굴 못지않게 박물관 소장품에서 찾은 발견들도 가치가 있다"며 "기회들이 사물함 서랍 곳곳에 흩어져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