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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이 전 세계 73개 박물관 11억 개가 넘는 소장품을 조사한 이유

전 세계 자연사 박물관 소장품에 접근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 구축 목적
수집품 설명에 공통으로 적용할 어휘 선정도
소장품 정보 통합 서비스가 제공되면 많은 연구에 도움될 것

  • 기자명 CHARLOTTE HUI & 이가영 기자
  • 입력 2023.04.05 09:55
  • 수정 2024.04.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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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소니언 박물관의 국립 자연사 박물관 소장품 저장고 내부의 모습. [이미지 출처=칩 클락/스미소니언 박물관]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국립 자연사 박물관 소장품 저장고 내부의 모습. [이미지 출처=칩 클락/스미소니언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은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수천km 떨어진 세계와 먼 과거 시대로 들어갈 수 있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화석, 광물, 보존된 표본 등으로 구성된 소장품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모든 박물관에는 들어오고 나가는 물품을 추적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만 다른 박물관과 연계된 시스템은 없다.

전 세계에 누가 무엇을 소장하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소장품 보존뿐 아니라 지구의 생명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기록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는 데도 중요하다. 박물관의 소장품을 분석하는 것이 팬데믹 대비, 침입종 대응, 식민지 유산 등을 연구하는 데 유용하다는 사례 연구도 있다.

하지만 박물관 간 연결의 부재는 과거의 일이 될 수도 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는 12개 대형 박물관이 협력하여 28개국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사 박물관 73곳의 소장품을 조사한 방법을 설명했다. 여기에는 전 세계 자연사 박물관 소장품 조사를 위해 어떤 디지털 인프라가 필요한지 파악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자연사 박물관의 생명체, 지구 및 인류학 표본을 포괄하는 단일한 공유 시스템이 없으며 연구자들이 박물관의 데이터를 다른 정보 소스와 연결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라면서 “우리는 전략적 수집, 디지털화, 신기술 적용, 박물관의 향상된 네트워킹 및 조정을 기반으로 하는 전 세계적 소장품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곤충 표본에 부착된 바코드를 스캔하면 디지털 정보로 연결된다. [이미지 출처=니코 가스트만/내추럴리스 생물다양성센터] 
곤충 표본에 부착된 바코드를 스캔하면 디지털 정보로 연결된다. [이미지 출처=니코 가스트만/내추럴리스 생물다양성센터] 

동위원소 식별, 이미징, 게놈 분석, 기계 학습과 같은 분야의 기술이 발달하며 최근 소장품 관련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연구팀이 통합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몇 가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는 대형 박물관의 소장품이 완전히 디지털화 되지 않았고 하위 소장품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가 다양하기 때문에 전체 소장품을 열거하거나 비교하기가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그 이유를 대부분의 박물관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외부에서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구조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더불어 “우리가 조사한 대부분의 수집품 정보는 디지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었다. 디지털로 검색할 수 있는 기록이 있는 것은 16%에 불과했고 생물학적 수집품 중에서는 0.2%만이 게놈 기록에 접근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수집품의 유형과 그것을 분류할 수 있는 범주, 지리적 출처 등에 대한 공통 어휘를 고안했다. 이 방법을 73개 박물관 전체에 적용하여 총 11억 4793만 4687점의 표본을 조사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생물학, 지질학, 고생물학, 인류학 등 연구 분야에 따라 다양한 항목이 있지만 연구팀은 “열대 및 극지방, 해양 시스템, 미발견 절지동물 및 미생물 다양성 등의 분야에서 박물관 소장품 간에 눈에 띄는 차이가 존재한다.”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격차는 앞으로의 연구를 위한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박물관이 그들의 소장품 정보를 몰랐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연구자들은 전 세계 생물다양성 정보를 통합하기 위해 구축된 기존 네트워크에 주목했다. 그중에는 글로벌 생물다양성 정보 시설, 지구 생물 게놈 프로젝트, 국제 생명 바코드 등이 있다.

또한 ‘호주 생물지도집’ 및 ‘통합 디지털 생물표본 수집’과 같은 프로그램이 수집품의 디지털화, 데이터 통합 및 이동을 지원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소장품 정보를 더 쉽게 얻고 사용할 수 있으면 연구자들이 이를 이용하여 경향성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되며 과학계 전반에 유익한 도구와 모델을 구축하기 쉬워진다.

(논문명: A global approach for natural history museum collections)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글 CHARLOTTE HU &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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