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키와 몸무게에 과도하게 간섭하며 마른 체형을 강요하는 부모의 영향을 받은 아이들은 식이장애 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자존감을 잃고 건강한 식습관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살찌니까 먹지 마.”, “친구들은 안 그런데 왜 너만 살쪘니?”, “네가 그러니까 살이 찌지.”와 같은 말을 하며 자녀에게 마른 몸이 아름답고 적게 먹는 것이 좋다는 인식을 주입하는 극성 부모를 ‘아몬드 맘’이라고 부른다.
아몬드 맘은 패션 모델 지지 하디드와 그녀의 모델 출신 어머니 욜란다 하디드가 나눈 대화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만들어진 단어이다.
몇 년 전 지지 하디드가 한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여 어머니와 통화를 하던 중 “기운이 없다, 오늘 아몬드 반 개밖에 먹지 못했다.”라고 하자 욜란다 하디드는 “아몬드를 몇 개만 더 먹되 꼭꼭 씹어서 먹어.”라고 말했다.
조민영 365mc 천호점 대표원장은 31일 부모가 자녀의 외모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졌을 때 자녀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2016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이 중학생 15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녀에게 체중 감량을 강요하는 부모의 아이들은 식이장애 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2018년 영국 엑시터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아동 1041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도 이러한 유형의 부모들이 아동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방해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조 원장은 “부모가 습관적으로 체중 변화와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언행을 하거나 날씬하지 않은 사람을 비난하고 음식 섭취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 아이들이 무의식 중에 부모의 정서를 읽고 체중과 지방 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기거나 부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이게 된다.”라고 말했다.
체중 강박을 가진 부모가 간접적으로 왜곡된 신체 이미지를 주입하면 아직 자아 형성이 되지 않은 아이들은 자존감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에게 체중 감량을 강요한 경우 자녀의 자아 존중감이 낮아졌다. 이 연구는 아동 120명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성장기 아이들은 영양소를 고르게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 이 시기에 성인용 체중 감량법을 따라 극도로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경우 뇌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얻지 못해 학업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장기간 저열량 식사를 하면 골격을 이루는 칼슘과 혈액을 구성하는 철분이 결핍되어 체력 저하로 인한 만성피로에 시달릴 수 있으며 성장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조 원장은 체질량지수(BMI)가 95 이상이거나 또래 아이들보다 체중이 20% 이상 더 나가면 비만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소아비만은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이상 등 다양한 성인병과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부모가 부득이하게 자녀에게 체중 감량을 요구하는 경우 그 목적이 외모 개선이 아니라 건강 관리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한다. 조 원장은 자녀의 외모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하자’라고 제안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활동량을 늘리면 아이의 체중 감소는 물론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라면서 “성인과 달리 성장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건강한 습관을 익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