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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초거대 쓰레기 섬, 생명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바다 흐름이 모은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해안 무척추동물 서식지로 변화 중

  • 기자명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4.20 21:20
  • 수정 2024.04.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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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션 클린업이 2018년 탐험 동안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에서 수집한 플라스틱 [사진=더 오션 클린업]
더 오션 클린업이 2018년 탐험 동안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에서 수집한 플라스틱 [사진=더 오션 클린업]

쓰레기 더미에서 산다면 어떨까요? 보통 냄새나고 더러운 환경에서는 생활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버려진 물건들은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일지도 모릅니다. 바닷속 무척추생명체들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이들에게 쓰레기는 삶의 터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태평양 쓰레기 지대에서 해안 생물 수십 종이 번성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네이처 에콜로지&에볼루션 저널에 17일 발표한 논문은 수십 종의 생물들이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게나 말미잘 같은 해안가에서 모이는 무척추 동물들이 주류입니다. 무대는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바다 사이에 자리 잡은 거대 쓰레기 장입니다. 원형으로 회전하는 회류 5개가 바다 쓰레기들을 끊임없이 모으고 있습니다. 그렇게 약 62만 제곱마일, 텍사스주 두 개 크기인 쓰레기 지대가 탄생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해양 플라스틱 무더기입니다.

논문 공동 저자 린지 하람 스미스소니언 해양 생태학자는 "아열대 환류가 쌓은 플라스틱 오염 물질들로 인해 수백만 년 동안 확립된 해양 생태계의 생물 지리적 경계가 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최근 들어서야 부유하는 신 원양생물 군집을 발견했습니다. 몇 년 안에 분해되는 바다 유기물에 비해 플라스틱 쓰레기는 더 오래 보존됩니다. 결과적으로 동물들이 살고 번식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합니다.

과학자들은 해양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비영리 단체 오션클린업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조각 105개를 받았습니다. 2018년에서 2019년까지 북태평양 아열대 환초에서 가져온 표본입니다. 조사 결과 플라스틱 쓰레기 80%에서 생물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일본 말미잘처럼 플라스틱을 번식지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하람은 "해안가 근처에서 사는 무척추동물 37종을 표본에서 발견했다"며 "공해상에 떠 있는 플라스틱 위에서 번식하고 살아간다고 알려진 종의 수가 3배 이상 늘어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해안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기존 환경에 없던 부유물들을 얼마나 쉽게 터전으로 삼았는지에 대해 감명받았다"고 고백했습니다.

해양 무척추 동물들이 떠다니는 잔해나 배에 기승해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바다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할 수는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들이 서식하는 환경과 바다 사이 온도, 염도, 영양소 등 여러 차이가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으로 인한 환경 변화는 해양 생물학자들이 생각을 고쳐먹도록 만들었습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 니콜라이 막시멘코 UH 마노아 해양학자는 "과거 섬의 해양 생태계는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해양으로부터 먼 거리에 있어 보호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하와이 근처에서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 서식종들이 나타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며 "섬 토착종들이 외부 생명체에 의해 밀려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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