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간 우주탐사기업 아이스페이스가 쏘아 올린 달 탐사선이 착륙 직전 통신 두절 상태에 빠졌다. 아이스페이스는 탐사선이 달에 계획대로 착륙하지 못하고 달표면에 충돌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가 “통신이 회복될 것이라 볼 수 없어 (달 착륙 임무) 완료가 어려울 것이라 판단한다.”라면서 “기체가 착륙하면서 충분히 감속하지 못해 달 표면에 충돌하여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발표했다.
아이스페이스의 달 탐사선은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스페이스X사의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달과 지구, 태양의 중력을 이용하여 진로를 제어해 4개월 반 만에 달 궤도에 진입했다.
탐사선은 26일 오전 0시 40분경 달 표면 약 100km 고도에 진입해 착륙 준비를 마쳤지만 착륙 예정 시간인 오전 1시 40분에서 25분이 더 지나서도 통신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결국 하카마다는 기자들에게 “착륙선과 교신이 끊겼다.”라면서 “임무는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아이스페이스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착륙 시 연료가 부족하여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달 표면에 급속도로 강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 착륙 시 속도를 줄여 기체에 손상과 충격 없이 연착륙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아이스페이스는 자사 달 탐사선이 이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발사는 이 회사의 달 탐사 계획 ‘하쿠토-R’의 첫 번째 임무였다. 앞으로 2024년과 2025년에 한 차례씩 달 착륙선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에 달착륙에 성공했다면 일본은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될 수 있었다. 민간 기업으로서는 최초의 일이다.
일본은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1과 하야부사2가 소행성 착륙에 성공한 적은 있지만 달과 같이 중력이 있는 천체 착륙에 성공한 적은 없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지난해 11월 16일 일본 최초로 착륙을 노리고 쏘아 올린 초소형 달탐사기 ‘오모테나시’도 통신이 끊어져 임무가 중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