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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외에 생명체 필수 6대 원소 모두 존재하는 천체 첫 확인

나사, 카시니 탐사선 자료 분석 결과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서 ‘인’ 발견
외계 천체 최초로 생명체에 필수적인 6대 원소 존재 모두 확인돼

  • 기자명 신희승 기자
  • 입력 2023.06.16 11:55
  • 수정 2023.06.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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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나사에 따르면 카시니 우주탐사선의 관측자료 분석 결과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서 생명체에 필수적인 화학 원소 '인'이 발견됐다. 지구 밖에서 인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2005년 카시니호가 촬영한 엔셀라두스의 모습. [사진=NASA]
15일 나사에 따르면 카시니 우주탐사선의 관측자료 분석 결과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서 생명체에 필수적인 화학 원소 '인'이 발견됐다. 지구 밖에서 인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2005년 카시니호가 촬영한 엔셀라두스의 모습. [사진=NASA]

고대 화성에 물이 흘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되어 생명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지난 4월에는 생명체를 찾아 얼음(물)이 있는 목성의 위성으로 떠난 JUICE(주스, Jupiter Icy Moons Explorer) 탐사선의 이야기도 전해드렸었죠.

그런데 토성의 위성 중 하나인 ‘엔셀라두스(Enceladus)’에도 바다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 바다에서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인 ‘인’이 발견됐습니다.

놀라운 것은 지구 밖에서 인이 발견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입니다. 이번 발견으로 엔셀라두스는 생명체 6대 원소인 탄소·수소·산소·질소·황·인이 모두 발견된 최초의 외계 천체가 되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는 15일 카시니 우주탐사선이 관측한 자료를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카시니호는 2004년부터 2017년까지 토성 주변을 돌며 임무를 수행했던 탐사선인데요. 카시니호는 2017년까지 임무를 수행하다가 연료 고갈로 제어가 불가능해졌고 토성으로 돌진해 대기권에서 불타 최후를 맞았습니다.

카시니호가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엔셀라두스에서 솟아오르는 간헐천의 얼음 알갱이에서 인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2009년 카시니호가 촬영한 엔셀라두스에서 분출되고 있는 간헐천의 모습. [사진=NASA] 
2009년 카시니호가 촬영한 엔셀라두스에서 분출되고 있는 간헐천의 모습. [사진=NASA] 

사실 엔셀라두스가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엔셀라두스는 토성의 E 고리에 위치한 위성으로 크기는 달 지름의 6분의 1 수준인 500km입니다. 크기로만 비교하면 한반도나 영국과 비슷한 수준의 작은 천체인데요.

80개가 넘는 토성의 위성 중 하나로 학계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하던 엔셀라두스는 카시니호가 수증기의 존재를 포착하면서 눈길을 끌게 됐습니다.

수증기가 있다는 것은 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수증기가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다른 천체들에서처럼 힘들게 얼음을 깨고 들어가지 않고도 수월하게 생명체 탐사를 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 지표면 아래에 천체 전체를 감쌀 만큼 광범위한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엔셀라두스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모행성인 토성의 강력한 중력이 마찰열을 유발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 지하에 있는 물들이 토성의 중력에 의한 조석력으로 운동하기 때문에 일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고 이 물들이 순환하면서 암석 등과 부딪혀 추가적으로 마찰열을 발생시켜 얼지 않았다고 예상합니다.

엔셀라두스가 오랜 시간에 걸쳐 따뜻한 바닷물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카시니호는 엔셀라두스의 바다가 내뿜는 물기둥인 간헐천에서 미네랄, 아미노산 등을 포함한 유기화합물과 생명체에 필요한 화학 원소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인까지 추가된 것이죠. 인은 염색체와 DNA 등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이며 생명체의 뼈나 세포막에도 존재합니다.

엔셀라두스의 인은 4개의 산소 원자와 1개의 인 원자가 합쳐진 ‘인산염’ 형태로 존재합니다. 나사는 엔셀라두스 바다의 인산염 농도가 지구 바다의 최소 100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구 바다에는 뜨거워진 바닷물이 분출되는 열수 분출구가 있는데요. 이러한 환경에 다양한 생물군이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어 엔셀라두스에서 열수 분출구를 찾는 데에도 학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나사는 “인은 엔셀라두스의 바다에서 잠재적으로 생명을 부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풍부한 것으로 보인다. 우주생물학에 있어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인이 발견됐다고 해서 외계 환경에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생명체가 엔셀라두스 바다에서 기원할 수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선을 그었죠.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점쳐지는 곳은 엔셀라두스뿐만이 아닙니다.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는 지표면 얼음층 아래 지구의 바다보다 부피가 2배 이상 크고 깊이가 100km 이상인 바다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양계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로파이기에 탐사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유럽우주국(ESA)은 목성계에 JUICE 탐사선을 발사했습니다. 나사는 내년 목성 궤도를 돌며 유로파를 탐사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발사 후 2025년에 유로파 착륙선을 보낼 예정입니다.*

목성보다 더 먼 토성에서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커진 만큼 향후 토성 탐사가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4일(현지 시간)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습니다. (논문명: Detection of phosphates originating from Enceladus’s ocean)

*6/21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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