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UPDATED. 2024-04-26 14:20 (금)

본문영역

자율자동차, 차량범죄의 과학적 접근 2

  • 기자명 장순관 기자
  • 입력 2018.12.19 10:12
글씨크기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

 

자율자동차, 차량범죄의 과학적 접근 1 에서 계속

해커들은 GPS 공략도 좋아한다. 지난 2016, 모스크바의 어느 언론인은 GPS에서 자기 차량의 위치가 잘못된 것을 발견했다. 자기 차량은 도심을 달리고 있었는데, GPS에서 나타내는 위치는 무려 30km 떨어진 모스크바 공항인 것이었다. 2017년 여름 러시아 해커들은 흑해에서 또 한 번 GPS 왜곡 기술을 선보였다. 교통량이 매우 많은 항로를 지나던 최소 20척의 배들의 GPS를 속여, 선장들이 배 사이의 간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했다. 험프리스는 이와 비슷한 기법을 사용하면 차량과 그 탑승자들을 역주행해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해킹 기술이라고 해도 100% 도망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는 그렇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컴퓨터는 운전자만 대체한 게 아니라, 자동차 구입 체험 자체를 바꾸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작사들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판매 대신 회원제로 임대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자동차 제작사의 지적 재산권이 그 차량의 인공두뇌에 있는 한, 제작사는 자사가 제작한 차량을 감시하다가 누군가가 해킹하려 하면 차량을 멈춰버리는 방식으로 지적 재산권을 지킬 것이다.

테슬라는 이미 이러한 능력을 시범 보인 적이 있다. 휴대전화용 통신망을 통해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것이다. 테슬라에서 차량의 브레이크를 조정할 때면, 주행 중인 차량에도 코드를 보내 제동 거리를 5.7m 단축할 수 있다. 플로리다 주에 허리케인 <어마>가 닥쳤을 때처럼 임시 패치도 가능하다. 이 회사는 피난민들을 위해 한 번의 충전으로 더 멀리 움직일 수 있도록 차량을 조정했다.

이러한 엄청난 연결성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도피나 오용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이들에게 가장 큰 장애가 될 것이다. 컴퓨터 칩 제조사인 인텔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90분마다 4테라바이트의 정보를 생성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일종의 <자치 경찰국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현재의 교통 카메라 및 유료도로 카메라가 수집하는 위치 및 차량 정보와 결합하면 아무리 멀리 도망치더라도 반드시 잡힐 수밖에 없다. 험프리는 은밀성과 공공성은 공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잡는 데는 솔직히 그리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경찰은 먼 미래까지 자율주행 자동차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로 강제 종료 스위치를 꼽는다. 그들은 고속도로를 장시간 추격해 도주 차량을 멈추는 것보다 자동차 제작사들이 차량의 작동을 즉시 원격 강제 종료시킬 수 있는 스위치를 만들어 넣기를 기다리고 있다.

디스토피아를 다룬 공상과학 소설을 보는 것 같지만, 이런 도구들은 이미 존재한다. 제네럴 모터스의 회원제 보안 서비스인 온스타는 필요시 GPS를 사용해 도난 차량의 위치를 알아내 서 최고속도를 시속 5km로 제한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경찰이 모든 발명품에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포드는 자동 추적 기술과 원격 소환장 발부 기술로 특허를 받았지만, 이는 경찰들의 직업 안정성을 해칠 수도 있다. 차량의 컴퓨터를 교란하는 전자기 펄스도 이미 존재하지만 일선 경찰서에는 보급되어 있지 않다. 페리에 따르면 LAPD 같은 조직들은 전자기 펄스, 지향성 에너지 병기 같은 장비들을 사용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학계, 엔지니어, 법집행기관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동안, 현명한 범죄자들은 과거로 돌아가 중고차를 알아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설령 모든 수동 주행 자동차가 불법화되거나(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렇게까지 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 전용 도로를 다니지 못하게 될 지라도(가능성이 높다) 암시장 거래와 옛날을 잊지 못하는 자동차 매니아들 덕택에 수동 주행 자동차는 존속할 것이다. 그리고 도망치고 싶은 사람이라면 수동 주행 자동차를 사용할 것이다.

험프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합법 차량만 가지고도 악당이 될 수 있다면, 불법 차량으로는 더욱 다양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 자동차는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프로그래밍될 것이다. “누군가가 마음껏 과속을 하고 신호 위반을 하고, 방종을 누릴 수 있는 것도 결국 다른 대부분의 차량들이 예의와 법을 지키기 때문이다고 험프리스는 지적한다.

미래의 자동차 추격전은 생각만큼 미래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과거와 마찬 가지로 수동 주행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쓰일 차량이 흰색 브롱코 차량일지, 포드 Fordor 디럭스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미래의 보니와 클라이드는 어떻게든 6시 뉴스에 얼굴을 내밀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저작권자 © 파퓰러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만 안 본 뉴스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8
  • 팩스 : 02-6261-6150
  • 발행·편집인 : 김형섭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파퓰러사이언스
  • 등록번호 : 서울중 라 00673
  • 등록일 : 2000-01-06
  • 발행일 : 2017-11-13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대표 : 이훈,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