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 연구팀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희귀광물을 사용하지 않는 ‘클린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12일(현시지간) 보도했다.
자이울레 데이비드 지(Xiulei 'David' Ji) 오리건대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하고 있는 배터리는 고에너지 음이온 배터리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작동이온은 양이온이다. 양이온 저장물질과는 달리 음이온을 가역적으로(reversibly) 저장하는 물질로 확인된 것은 많지 않다. 여기서 ‘가역적’이란 배터리가 전기자동차 배터리처럼 충전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 교수는 “음이온 저장배터리는 잠재적으로 배터리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전극에 코발트나 니켈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오리건대학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의 예비실험에서 음이온 저장배터리는 비용효율이 높은 탄소나 구리를 전극으로 사용해 현재 시장에서 사용 중인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최근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300만달러(약 4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확보한 상태. 지 교수는 “니켈, 코발트 부족 사태는 수십년 안에 벌어질 일이며 리튬배터리를 대체할 새로운 배터리 개발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를 저장하고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배터리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 가격도 껑충 뛰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는 2025년에 리튬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튬 가격도 급상승해 2021년에 3배로 뛰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 역시 수요와 가격이 급등했다.
음이온 배터리 개발에 성공한다면 가장 먼저 적용될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태양광풍력 발전소 등 대규모 시설에 사용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 교수는 “머지않아 음이온 배터리가 상용화되어 가정에서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