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들은 '매운 맛'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돌고래들은 종종 어부들의 어획물을 약탈한다. 그리스의 연구원들은 이를 막기 위해 돌고래를 멀리할 수 있는 '너무나 불쾌한' 것을 찾았다. 그건 고추에 특유의 열을 주는 화학적 화합물인 캡사이신이 섞인 수지로 코팅된 어획망. 

캡사이신을 이용해 사람들은 사슴, 다람쥐, 토끼, 설치류와 같은 포유동물들에게 비슷한 효과를 거뒀다. 몇몇 곤충과 새들도 캡사이신을 싫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캡사이신이 코팅된 그물로 5개월간 낚시를 하며 실험했더니 병코돌고래(bottlenose dolphin, 큰돌고래)들은 전혀 그물을 꺼려하지 않고 상호작용을 했다. 

그리스 테살로니키 아리스토텔레스 대학교의 해양 생물학자 마리아 가라구니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히려 돌고래들이 그물을 훔치는 데 얼마나 능숙한지, 그 기량을보고 놀랐다. 그렇다면 돌고래들은 캡사이신을 먹을 수 있는 걸까. 핫소스를 들이키기라도 할 수 있는 것일까.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해양 포유류 의사소통 전문가이자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의 신경학자인 오셀리 셀레리에는 "아직 그렇게 확정하긴 이르다"고 파퓰러사이언스에 말했다. 

중국 우한대 연구에 따르면, 병코돌고래를 포함한 대다수의 고래류는 포유류가 느낄 수 있는 다섯 가지 주요 맛(단맛, 쓴맛, 감칠맛, 신맛, 짠맛) 중 짠맛만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맛은 혀의 윗면에 있는 미각 수용체인 단백질에 의해 감지된다. 짠맛만 알 수 있도록 보전된 이유는 나트륨 섭취와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서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어린 돌고래와 고래는 적은 수의 미각 수용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수용체의 수는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거나 심지어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매운 맛은 느끼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화학적 분석을 통해 다른 감각 세포에 의해 느껴진다. 통증과 열 같은 감각을 나타내는 이 과정은 돌고래를 대상으로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셀레이레 교수는 "다른 이빨을 갖고 있는 고래들은 캡사이신 탐지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알아야 할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것은 캡사이인 코팅을 한 그물은 다른 동물에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였다. 바다거북, 바다표범 또는 상어로 추정되는 미확인 포식자가 과학자들의 통제망을 뚫고 들어왔지만 그물은 뚫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