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과 흑인은 화장실조차 함께 사용할 수 없던 1950년대 미국. 아프리카계 미국인 캐서린 존슨은 극심한 인종 차별에도 굴하지 않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입사하여 컴퓨터에 뒤지지 않는 완벽한 계산으로 미국 최초의 유인우주비행과 유인달탐사 임무를 성공시켰다. 이 뛰어난 여성 수학자의 이야기는 2016년 영화 ‘히든 피겨스’로 제작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수학하는 여자들-세계의 여성 수학자 30인->에는 잭슨처럼 고정관념을 깨고 고난에 굴하지 않으며 자신의 열정을 추구했던 여성 수학자와 과학자 30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청나라 시대의 여성 수학자 왕정의부터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공학자인 메리 윈스턴 잭슨을 지나 여성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마리암 미르자하니까지, 다양한 사진·생생한 인터뷰와 함께 읽는 이야기는 수학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책을 펼치면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 열정을 불태운 30인의 여성 수학자가 시간을 뛰어넘어 건네는 힘찬 응원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 탤리시아 윌리엄스는 미국 조지아주 콜럼버스에서 자라는 동안 여성 수학 박사를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수학자의 길로 이끌어 준 멘토들 덕분에 그는 수학자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수학과 과학 분야에 더 많은 여성이 참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이 수학자의 꿈을 향해 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용기를 잃지 말라는 힘찬 응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자의 이러한 바람은 책에서는 이미 이루어졌다. 이 책에 소개된 여성들의 이야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 자신을 믿어주는 지지자를 만났다는 것이다. 가족과 선생님, 동료들은 이들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불가능에 도전할 용기를 주었다. 주변의 지원에 힘입 성공한 여성들은 자신의 분야에 다른 새로운 여성이 들어올 때마다 기꺼이 그들의 멘토가 되어 주었다.

- 소피 제르맹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기꺼이 멘토가 되어준 조제프-루이 라그랑주 덕분에 훗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가져온 ‘소피 제르맹의 정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에미 뇌터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의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자신을 강력히 지지해준 다비트 힐베르트 덕분에 괴팅겐대학교에서 강의를 계속할 수 있었다.

-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으로서 수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폴로 13호의 귀환을 성공시킨 캐서린 존슨은 자신을 위해 대학 강의까지 개설해 준 시펄린 클레이터 교수 덕분에 수학자로서의 길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일은 소수의 특별한 천재들에게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꿈을 펼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맡은 자리에서 여성으로서 억압을 극복하는 것 이상으로 위대한 업적을 쌓았다. 이 책의 여성들을 멘토로 삼아 스스로를 편견에 가두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전진한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