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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경로 예측부터 항공권 가격 결정까지…AI가 바꾸는 항공산업

기상 조건, 경유 항공편 등 변수 많은 항공산업
"AI 도움 받으면 대규모 결항 사태 대처 가능"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젯블루 등 변화 앞장

  • 기자명 문상덕 기자
  • 입력 2023.02.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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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지상 요원이 착륙한 여객기를 탑승구 쪽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AP/뉴시스]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지상 요원이 착륙한 여객기를 탑승구 쪽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AP/뉴시스]

*본 기사는 포춘코리아(FORTUNE KOREA)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유럽 최대 항공사인 독일의 루프트한자는 바람 패턴을 예측하는 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다. 스위스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부는 바람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 바람은 종종 항공편 지연이나 결항을 일으키면서 스위스 취리히공항의 수용능력을 30% 떨어뜨리고 있었다. AI를 활용한 덕분에 루프트한자의 예측 정확도는 약 40% 높아졌다.

루프트한자의 시스템은 구글 클라우드가 개발한 AI 예측모델을 바탕으로 한다. 이 AI 모델은 항공사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항공편을 지연시키거나 취소시킬 수 있는 상황들을 설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늘날 항공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AI 기술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운항 스케줄을 짤 수 있는지, 비행기가 착륙하려고 할 때 기상조건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항공기가 연료를 얼마나 소모할지 등의 모든 것”을 개선하고 있다고 워렌 버클리(Warren Barkley) 구글 AI 기술 관련 제품 관리 수석 책임자가 말했다.

버클리는 “(AI 기술은) 수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보고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거나 사용할 수 없었던 요소들을 활용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겨울 폭풍에 마비된 구식 시스템

최근 미국의 저가항공사(LCC)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경험한 혼란은 항공사가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해 말 불어 닥친 겨울 폭풍으로 12월21일부터 31일까지 1만67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취소해야 했다. 이중 23일까지는 폭풍 때문이었지만, 그 이후 기간 동안은 조정된 스케줄 등 변경사항을 소화하지 못한 항공사의 소프트웨어 때문이었다. 이 기간 동안 항공사는 2억2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부담해야 했다.

기상조건 외에도 항공사들은 수많은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 항로가 어떻게 되는지, 목적지에는 제때 도착하는지, 직원은 적절하게 배치돼 있는지, 이런 요인들이 경유 항공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수하물을 나르고 옮기는 데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이다. “AI는 이것들을 예측하고 항공사 운영을 유연하게 만든다”고 버클리는 말한다. 미국의 대형 항공사(FSC)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그리고 LCC인 젯블루가 AI에 투자하는 주요 항공사로 꼽힌다.

여행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젯블루 자회사, 젯블루벤처스는 여행과정에서 겪는 불편이 파편화돼 있는 관련 산업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항공사와 호텔, 지상교통과 밀접하게 연결되지만, 각 사업자들은 협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들을 연결해낸다면 보다 수월한 여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젯블루벤처스는 기대하고 있다.

에이미 버(Amy Burr) 젯블루벤처스 대표는 “우리 업계에서 수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지지만, 우리는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며 “기술 수준과 시스템이 낡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는 AI가 항공사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특히 항공기 운항, 조종석, 그리고 조종석에서의 자동화된 결정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항공기 유지보수, 지상 및 공항 운영과 관련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단적으로 항공사 지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 부문에서 AI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항공사는 연료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해 오랜 노력을 들여왔다. 버클리는 “연료 관리 분야에서 AI는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는 최적의 경로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버의 생각도 같다. 그는 “연료를 아낄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설득력 있는 AI의 적용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젯블루의 여객기가 미국 알링턴의 워상턴내셔널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AP/뉴시스]
지난해 1월 젯블루의 여객기가 미국 알링턴의 워상턴내셔널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AP/뉴시스]

젯블루벤처스는 Beacon AI, Tomorrow.io, UrbanFox, FLYR Labs 등 8곳의 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제트블루는 FLYR와 함께 여객 수요와 운항 경로 등을 예측하는 시스템(revenue operation system)을 활용하는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FLYR의 라이벌사인 Fetcherr는 AI를 활용해 항공권 가격을 책정하도록 돕는다. 승객들이 동일한 여행에서 가능한 한 비슷한 가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한다. 결과적으로는 항공사의 수익도 늘린다. 이 기술은 항공권 예약 데이터와 경쟁 항공사의 운항 일정 및 항공권 가격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주요 지표나 연료 가격처럼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의 현황까지 수집한다.

“AI는 낮은 탑승률을 걱정하지 않는다”

유리 예루할미(Uri Yerushalmi) Fetcherr 공동창업자 겸 최고AI책임자는 “우리는 모든 항공편과 모든 좌석에 대해 예측하는 방법을 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승객이 어떤 가격 수준에서 항공권을 구매하기로 결심할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항공권 가격의 대부분은 사람이 정한다. 가격을 결정하는 담당자들은 탑승률(load factor)이 낮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지레 겁먹고 가격을 낮춘다. 탑승률은 판매 가능한 좌석에서 실제 승객에게 판매된 좌석의 비율을 뜻한다. 항공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표 중 하나다.

예루할미는 “AI는 낮은 탑승률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항공사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 Fetcherr는 브라질에 본사를 둔 아줄항공(Azul Airlines)에서 수요 예측 및 알고리즘 가격결정 기술을 최초로 시험했다고 발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상정비를 자동화하고 자율비행을 실현하는 데 AI가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불러오는 논쟁이 항상 그렇듯, 이런 유형의 자동화는 기술이 구현될 때 사라질 수 있는 인간의 직업에 대한 의문을 불러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의 혁신 연구 책임자 앨리슨 앵거스(Alison Angus)는 “우리는 기업들이 AI에 투자하긴 원하지만, 동시에 사람 간의 유대를 키우는 것도 갈망한다”고 말했다. 앵거스는 또 “기업들은 AI와 로봇, 자동화에 투자할 때 인간적인 요소를 고려하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런 감정적인 유대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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