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을 섭취했다는 믿음이 카페인 섭취를 중단했을 때 발생하는 두통·피로·소화불량 등의 금단증상 완화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건강 매체 헬스라인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의대 르웰린 밀스 박사 연구팀이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61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의 커피 섭취를 24시간 중단한 상태에서 다음과 같이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참가자들의 금단증상에 대해 설문조사했다.
다음으로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그룹별로 다른 음료를 제공했다. ▲A그룹: 물 제공 ▲B그룹: 디카페인 커피라는 사실을 알리고 디카페인 커피 제공 ▲C그룹: 일반 커피라고 속이고 디카페인 커피 제공
참가자들이 음료를 마시고 45분이 지났을 때 다시 한 번 금단증상에 대한 설문을 수행했다. 그 결과 C그룹의 금단증상이 가장 많이 해소되었고 B그룹 역시 금단증상이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A그룹은 금단증상 해소 효과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디카페인 커피의 맛과 냄새, 찻잔의 온기 등이 금단증상 완화에 영향을 줬다고 보았다. B그룹의 경우 가짜 약이라는 것을 알고 먹어도 증상이 완화되는 ‘오픈 라벨 플라시보’ 효과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분석했다.
같은 디카페인 커피를 제공했지만 일반 커피를 마신다고 생각한 참가자(C그룹)들은 디카페인 커피라는 것을 알고 음료를 마신 참가자들(B그룹)보다 피로, 카페인에 대한 갈망, 주의력 부족, 감기에 걸린 것 같은 금단증상 요인이 훨씬 더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우리의 결과는 카페인을 섭취했다는 믿음이 심지어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았음에도 카페인 금단증상(특히 카페인에 대한 갈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전했다.
이 결과는 실험 참가자들의 예상과 달랐다. 실험 참여 전, 참가자들은 일반 커피의 효과가 가장 좋을 것이며 다음으로 물과 디카페인 커피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밀스 박사는 “디카페인 커피의 금단증상 완화 효과는 일시적”이라면서도 “커피 섭취를 줄이고 싶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정신 약리학회(BAP) 학술지 저널 오브 사이코파마콜로지(Journal of Psychopharmacology)에 실렸다. (논문명: Placebo caffeine reduces withdrawal in abstinent coffee drink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