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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도 나이 많은 꿀벌에게 배워야 8자 춤을 제대로 출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 '춤 선생님' 없는 꿀벌 춤에서 오류 생성 발견
생성된 오류는 방언화 되어 평생 고치지 못해
곤충도 사회적 학습 통해 지식 전달한다는 증거

  • 기자명 LAURA BAISAS & 이가영 기자
  • 입력 2023.03.13 10:00
  • 수정 2024.04.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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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숙련된 벌은 어린 벌들에게 복잡한 8자 춤을 가르칠 수 있다. [이미지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나이 든 숙련된 벌은 어린 벌들에게 복잡한 8자 춤을 가르칠 수 있다. [이미지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대대로 이어지는 사회적 학습과 지식 공유는 생명체 문화의 특징이다. 이것은 벌거숭이 두더지쥐, 노래하는 새들, 고래류 대형종인 대왕고래와 향유고래 및 인간과 같은 많은 동물들에게서 관찰되었다. 하지만 곤충의 초기 사회적 학습은 최근에서야 입증되었다.

9일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된 연구는 꿀벌에게 세대 간 지식 전수가 필수적이라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생물학자인 제임스 니에는 ”우리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생존에 중요한 정보를 공동체와 가족을 통해 전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새로운 연구는 이제 이러한 사회적 학습이 곤충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니에와 연구팀은 꿀벌의 ”8자 춤“을 더 자세히 관찰했다. 꿀벌은 고도로 조직화된 공동체를 이루며 복잡한 일련의 동작을 통해 중요한 먹이 자원의 위치를 동료들에게 알리기 위해 8자 춤을 사용한다. 8자 춤은 말 그대로 8자 모양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춤 중간에 몸을 흔든다. 마치 브레이크 댄스를 빠른 속도로 추듯이 벌 한 마리가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몸을 움직인다.

이 춤의 정밀한 동작은 벌집 주변 환경의 시각적 정보를 변환한 것이다. 벌은 종종 고르지 못한 벌집 표면을 빠르게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동료에게 정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 춤이 학습을 통해 개선되고 문화적으로 전승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꿀벌은 생후 8일이 되면 8자 춤꾼을 따라다니기 시작하고 12일쯤 되면 첫 8자 춤을 추게 되는데 이전에 8자 춤을 췄던 나이든 벌의 춤을 따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니에와 중국과학원의 동료 동 시하오, 타오 린, 켄 탄은 경험이 풍부한 수집벌에게 춤을 배운 어린 꿀벌의 춤과 춤을 배울 대상이 없는 환경에서 자란 꿀벌의 춤이 다를 것이라 가정하고 나이가 같은 꿀벌로만 구성한 실험군과 여러 연령대의 벌이 섞인 대조군을 준비해 실험했다.

꿀벌은 일반적으로 적절한 나이가 되면 춤을 추기 시작하고 항상 경험 많은 춤꾼을 따라하며 춤을 배우지만 실험군의 벌들은 나이 많은 벌에게 8자 춤을 배우지 못했다.

이 영상은 다른 꿀벌의 춤을 관찰하고 따라할 수 있었던 꿀벌들의 처음으로 춘는 8자 춤을 보여준다. 이들의 춤은 '춤 선생님'이 없었던 꿀벌들의 첫 춤보다 훨씬 질서정연하고 정확하다. [이미지 출처=시하오 동 외/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교]

이에 비해 다양한 연령대의 꿀벌이 섞여 있는 대조군 집단에서는 다른 춤꾼을 따라다니던 꿀벌들이 아무 문제 없이 8자 춤을 배웠다. 학습을 통해 습득한 사회적 신호는 연구에 참여한 꿀벌의 수명(약 38일) 동안 유지되었다.

학습의 중요한 초기 단계에서 올바른 8자 춤을 배우지 못한 실험군의 벌들은 부화 1~2주 만에 8자 춤을 추기 시작했으나 무질서했고 정보에 오류가 많았다. 다른 벌의 춤을 보고 연습하며 춤을 춤에 담긴 방향 정보를 개선할 수 있었지만 거리를 정확하게 인코딩하지 못해 뚜렷한 ”방언“을 만들어 냈고 평생 동안 그것을 고치지 못했다.

니에는 ”과학자들은 꿀벌 방언이 지역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한 군락이 그 환경에 잘 적응한 방언을 다음 세대에게 전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학습의 혜택을 받는 많은 척추동물 종의 초기 의사소통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학습이 꿀벌의 신호 체계를 형성한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최근 호박벌의 사회적 학습에 대해 연구했던 퀸 메리 런던대학교 감각·행동생태학 교수 라즈 치트카는 ”호박벌의 새로운 혁신은 군집 내에서 소셜미디어 밈처럼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적 도전에 직면해도 수 세대에 걸친 진화적 변화보다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라며 벌에게도 학습이 새로운 지식 전파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니에 팀의 다음 연구는 꿀벌의 언어를 형성하는 데 환경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더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꿀벌의 초기 언어 학습을 방해할 수 있는 살충제와 같은 외부 위협에 대해 더 깊이 조사하고자 한다.

니에는 ”우리는 꿀벌이 매우 똑똑하고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면서 ”여러 논문과 연구에 따르면 살충제는 꿀벌의 인지 및 학습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8자 춤과 같은 의사소통 방식이 다음 세대 꿀벌에게 전달되는 방식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전했다.

(논문명: Social signal learning of the waggle dance in honey bees)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글 LAURA BAISAS &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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