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아이스크림, 치킨, 국수, 소시지…. 맛있는 음식들이지만 어떤 분들은 이런 식품을 드시기 어렵습니다. 바로 밀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인데요.

밀 알레르기에는 밀가루를 흡입해서 발생하는 직업성 천식, 밀가루를 먹었을 때 나타나는 식품 알레르기, 그리고 밀 섭취 후 운동을 하면 충격(쇼크)를 일으키는 밀 의존성 운동 유발성 과민증(WDEIA, wheat-dependent exercise-induced anaphylaxis)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밀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보고된 바가 없지만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구권 국가에서는 밀 알레르기가 많이 발생합니다. 미국은 밀 알레르기 발병률이 0.8% 정도로 땅콩, 달걀, 우유 다음으로 높으며 성인이 될수록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밀 알레르기는 밀가루의 ‘글루텐’이라는 성분 때문에 발생합니다.

글루텐은 액체에 녹지 않는 불용성 단백질 성분으로 반죽을 부풀게 하고 쫄깃한 식감을 내 빵, 면, 과자와 같은 특별한 가공 적성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글루텐은 밀 알레르기, 글루텐 민감성, 셀리악병의 중심 항원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들이 없는 ‘알레르기 저감 밀’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오메가-5 글리아딘(글루텐의 일종)이 밀의 1비(B) 염색체에만 있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1B 오메가-5 글리아딘은 밀 알레르기 발생의 80~90%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26일 농촌진흥청이 밀의 1디(D) 염색체에도 오메가-5 글리아딘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습니다. 1D 오메가-5 글리아딘은 10% 내외로 밀 알레르기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농촌진흥청은 세계 여러 나라의 밀 유전자원에서 1D 오메가-5 글리아딘이 없는 밀 11계통을 찾아 1B 오메가-5 글리아딘이 없는 밀과 교배해 신규 알레르기 저감 밀 품종을 육성하여 세계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농촌진흥청 생물소재공학과 이시철 과장은 “밀은 세계 3대 작물 중 하나로 전 세계 인구가 소비하는 총 열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중요한 식량 작물이다.”라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밀 알레르기 저감 탐색 등 원천기술과 수출용 밀 품종 개발 기반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나아가 우리 밀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작물 유전과 육종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 ‘이론 및 응용 유전학(Theoretical and Applied Genetics)’에 실렸습니다. (논문명: Toward reducing the immunogenic potential of wheat flour: identific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wheat lines missing omega-5 gliadins encoded by the 1D chromos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