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 준비 과정 중 기술적 문제가 발견돼 24일 오후 6시 24분으로 예정돼 있던 발사가 취소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최종 점검 및 준비 작업 도중 24일 오후 3시경 기술적 결함을 발견해 발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25일 오전 중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상황을 검토한 뒤 향후 발사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두 기관에 따르면 문제는 누리호 기체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누리호에 극저온헬륨을 공급하는 밸브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발사 제어 컴퓨터와 설비 제어 컴퓨터 사이에서 발생한 통신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극저온헬륨은 로켓의 추진제 탱크를 냉각하고 연소실에 산소를 공급하는 데에 사용된다.
누리호는 하루 전인 23일,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되어 추진제 공급을 위한 엄빌리칼을 연결하고 여러 점검을 진행했는데 당시에는 이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밸브를 수동으로 조작하면 작동하지만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작동시킬 경우 극저온헬륨 공급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밸브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문제를 포착한 후 긴급히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준비 상황 등을 다시 점검했다. 그 결과 발사 10분 전 자동운용모드에 들어갈 경우 밸브에서 다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발사 취소를 결정했다.
누리호에는 아직 추진제가 주입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발사대에서 기립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이 발사대에서 기립한 채로 견딜 수 있는 시간은 며칠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발사 일정이 예상보다 더 미뤄질 경우 조립동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항우연 기술진과 발사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제작 기업 등은 현재 문제 원인 분석해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
지상 컴퓨터 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이들은 통신 장비, 소프트웨어, 혹은 둘 다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점검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문제 원인이 파악되고 해결책이 있어야 다음 발사 일정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다음 발사 일정을 확정하기 어렵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25일 오전까지 문제가 해결될 경우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기상 및 준비상황을 재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문제가 빠르게 해결될 경우 25일 오후 6시 24분에 3차 발사를 재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누리호는 지난해 6월 진행된 2차 발사에서도 기상 및 발사체 문제 등으로 발사가 2차례 연기되었다. 당시에는 기체 결함이 발견돼 누리호가 조립동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발사체는 물론 발사대에도 수만가지 부품들이 들어가고, 그것을 운영하기 위한 여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도 많다보니 문제 발생 가능성이 늘 조금씩은 있다"라며 "문제가 발생하면 보완 조치를 철저히 하고 발사를 재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 늦게까지 확인 작업을 계속해서 최대한 빠르게 보완 조치를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