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에 따라 21세기 말까지 히말라야 고산지대 빙하 면적의 최대 80%가 소실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의 지난 20일(현지 시간)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 이하 국제산악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대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서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에 따라 21세기 말까지 힌두쿠시와 히말라야 산맥 빙하의 최소 30%에서 최대 80%의 면적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빙하가 녹으면 인근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힌두쿠시 산맥과 히말라야 산맥 지역의 빙하는 2010년대 들어 이전 10년간에 비해 65% 더 빠르게 녹았다.
국제산악센터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지구 온도가 1.5°C보다 적게 상승하는 낙관적인 경우라고 해도 이 지역 빙하의 3분의 1이 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올해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2°C가량 상승하는 것이 확실시됐다. 국제산악센터는 이를 근거로 2100년까지 이 산악 지역 전체 빙하의 30~50%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기온이 3°C 이상 오르면 히말라야 동부 네팔과 부탄 지역 빙하의 75%가 사라질 것이며 4°C 이상 상승하게 되면 80%를 잃게 된다.
과학자들은 1.5°C를 ‘티핑 포인트’로 보고 있다. 티핑 포인트란 작은 변화들이 누적되어 이제 작은 것 하나만 더해져도 갑자기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임계점을 의미한다.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1.5°C 높아지면 극심한 홍수, 가뭄, 산불, 식량 부족의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7년 사이 연평균 지구 온도는 1850년부터 1900년 사이의 평균보다 1.1~1.8°C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방글라데시국제기후변화개발센터 살레물 후크 교수는 보고서에서 "기후 행동의 세 가지 축인 완화, 적응, 손실과 피해 모두에서 우리는 멈춰 있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힌두쿠시 산맥과 히말라야 산맥 인근에는 약 2억 4000만 명이 살고 있으며 해당 산맥의 빙하가 녹을 경우 하류에 위치한 약 16억 5000만 명도 영향을 받는다. 빙하의 해빙 속도가 빨라지면 하류의 농지가 물에 잠기고 수원이 마르며 가뭄이 발생할 수 있다.
이사벨라 코지엘 국제산악센터 부사무총장은 “힌두쿠시와 히말라야 빙하는 지구의 주요 구성 요소”라면서 “아시아의 20억 인구가 이곳 빙하와 눈에 저장된 물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 빙하를 잃게 되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앙을 막기 위해 각국 지도자들이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