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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의심 근거 '동남극 한랭화' 이유 밝혔다

부산대 연구진 규명… “열대 서태평양 강수활동 증가가 원인”

  • 기자명 전승민 기자
  • 입력 2021.06.2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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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극 기온하강 현상을 두고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지만 동남극은 도리어 추워지고 있다'는 이견이 많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열대 서태평양 강수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진은 동남극 인근 바다에서 촬영한 빙하의 모습이다. Unsplash 제공.
동남극 기온하강 현상을 두고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지만 동남극은 도리어 추워지고 있다'는 이견이 많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열대 서태평양 강수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진은 동남극 인근 바다에서 촬영한 빙하의 모습이다. Unsplash 제공.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지만 남극 대륙은 유달리 지역별 지표 기온의 차이가 극심하다. 남극의 서쪽(서남극)은 세계에서 지표 기온 상승이 극심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남극의 동쪽(동남극)은 도리어 추워지고 있다. 이 사실을 두고 지구온난화 자체를 믿지 사람들 사이에서 "동남극은 오히려 더 추워지고 있어 지구온난화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런 비대칭적 지표 기온 변화의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공동연구진이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이준이 연구위원(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팀은 ‘동남극 지역 기온 하강은 열대 서태평양 지역 강수활동이 증가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이라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 동남극 지역 한랭화를 두고 학계에선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고위도 대기 순환의 자연 변동성, 성층권 오존 변화, 열대 해수면 온도 변화 등이 원인으로 주목돼왔다. 그러나 이런 원인만으로는 동남극 기온 하강을 완전히 해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공동연구진은 지구 전체의 기후 관측 자료를 분석하고, 이 자료를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매든-줄리안 진동’ 이라는 기온현상에 주목했다. 이는 20~70일 주기로 열대 지역 강수 구역이 크게 변동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말이다.

매든-줄리안 진동에 따라 내리는 비는 인도양 적도 인근에서 시작해 태평양 쪽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 현상이 전 세계 여러 지역의 이상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동남극 지표 기온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남극의 기온저하 현상 역시 지구 전체에 걸친 이상기온 현상의 일환이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지구의 대기는 하나로 연결돼 있으므로 열대 지역 지표면 대기가 격렬하게 움직이면 남극 등의 고위도 지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매든-줄리안 진동에 따라 열대 강수활동이 일어나면 수증기의 응결 과정에서 열이 생겨나면서 대기를 덥힌다. 따라서 강수 지역에서는 대기가 상승 운동을 하고, 지표에서는 저기압이 형성된다. 반면 강수 지역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는 대기가 하강 운동을 하고 지표면에 고기압이 생성된다.

이 현상을 동남극에 비교해 보면, 서태평양 지역에서 강수활동이 일어나면 약 3~11일 후 동남극 지역 지표면에 저기압이 발생하면서 기온이 하강하게 된다. 그러나 인도양 지역에서 강수활동이 있으면 동남극 지역 지표기온이 상승한다.

연구진은 1979년부터 2014년까지 매든-줄리안 진동에 의한 강수활동과 동남극 지역 지표 기온 변화를 모두 분석했다. 지금까지 강수활동은 서태평양에서 급증한 반면 인도양에서는 급감했으며, 이는 동남극의 지표 기온 하강과 통계적 관련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추가로 기후 모델 실험을 진행했는데, 앞으로도 매든-줄리안 진동의 장기 변화로 인해 동남극 지역 지표 기온 하강의 장기적 추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가한 유창현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 30여 년 동안 동남극 지역 한랭화 경향의 약 20~40%는 열대 매든-줄리안 진동의 장기 변화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이 연구위원은 “열대 지역 자연변동성이 남극 지역의 기후변화를 초래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 이번 연구의 성과”라며 “미래 기후변화 전망 및 정책 수립에 있어 다양한 자연변동성의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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