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중 적어도 한 종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오리처럼 물 속으로 잠수했을 수도 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그것도 능숙하게. 

지난 1일(현지시간)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발표된 연구 논문은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이융남 교수팀와 캐나다 알버타대학, 몽골 과학 아카데미 과학자들이 쓴 것으로, 이들은 새로운 종인 나토베나토르 폴리돈투스(Natovenator polydontus)를 분석, 소개했다. 

연구원들은 나토베나토르 폴리돈투스가 잠수하는 새들의 갈비뼈처럼 유선형의 갈비뼈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논문은 "나토베나토르가 잠재적으로 수영 능력이 있는 포식자였고 유선형의 몸은 수각류(獸脚類) 공룡의 별도 계통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수각류는 이족 보행을 한 용반류 공룡으로, 트라이아스기 말에 처음으로 나타났고 쥐라기 초기부터 백악기말까지 존재한 유일한 육식 동물이다. 특징은 발가락이 세 개이고, 차골, 속이 빈 뼈, 깃털을 갖고 있으며 알을 낳는다는 점 등이다. 1억4500만년 전에서 6600만년 전에 몽골에 살았다. 몽골의 고비사막은 비조류 수각류 공룡들의 서식지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비조류 수각류의 경우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육상성이기 때문에 나토베나토르의 발견은 더욱 주목된다. 

나토베나토르의 표본은 몽골에서 발견된 또 다른 수각류 공룡 할슈카랍토르(Halszkaraptor)와 매우 유사하며, 연구팀은 이 공룡이 반수생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나토베나토르 표본은 할슈카랍토르 것에 비해 더 완전해 과학자들이 유선형 몸매를 더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나토베나토르, 할슈카랍토르 모두 팔뚝을 이용해 물 속에서 수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논문의 동료평가(Peer Review)에 참여한 영국 런던 퀸메리대학교의 데이비드 혼 고생물학 교수는 CNN에 "나토베나토르가 완전히 육지에 사는지, 완전히 수중에 있는 건지 정확히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말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표본에서 팔은 물을 옮기는데 꽤 효율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나토베나토르는 조밀한 뼈를 갖고 있는데, 이는 수면 아래로 잠수하는 동물들에게 필수적이다. 

데이비드 혼 교수는 "다음 단계는 과학자들이 공룡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공룡의 몸 모양을 모델링하는 것"이라면서 "나토베나토르가 발로 노를 젓고 있는지,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 지 등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포츠머스대학의 고생물학 강사 니자르 이브라힘은 "나토베나토르가 정확히 어떤 바다에서 수영을 했을지에 궁금하다"고 했다. 몽골에서 발견된 이 동물의 환경은 물을 좋아하는 동물에게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사막)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