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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인류와 공존했던 호모 날레디도 불을 썼다고?

9년 전 호모 날레디 발견한 리 버거 교수팀 주장
"과학적 검증과정 필요"

  • 기자명 김윤경 기자
  • 입력 2022.12.07 10:51
  • 수정 2022.12.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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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버거 교수팀이 지난 8월 남아프리카의 라이징 스타 동굴에서 발견된 재와 불에 탄 뼈가 있는 바위 난로. 출처=리 버거/내셔널지오그래픽 
리 버거 교수팀이 지난 8월 남아프리카의 라이징 스타 동굴에서 발견된 재와 불에 탄 뼈가 있는 바위 난로. 출처=리 버거/내셔널지오그래픽 

9년 전 인류의 새로운 일원이 된 호모 날레디(Homo Naledi)가 불을 사용했던 증거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네안데르탈인도 숙련된 불 사용자였다는 증거가 유럽 전역에서 발견되었는데 여기에 20만~30만년 전 살았고 현생인류와 공존했다 멸종된 인류 종인 호모 날레디도 추가해야 할 상황이다. 

불을 다룬다는 것은 인류 진화의 중요한 이정표로 여겨진다.

어두운 곳에서 이동할 수 있고 밤에 활동하는 것이 가능하며 음식을 요리하고 이에 따른 체중 증가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류가 불에 익힌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머리를 쓰는데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정확하게 언제 불을 통제하기 시작했는지는 고인류학에서 가장 논쟁적인 이슈 중 하나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의 고생물학자이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탐험가인 리 버거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교(University of the Witwatersrand) 교수가 라이징 스타 동굴(Rising Star Cave)에서 그을음으로 덮인 벽, 불에 탄 영양의 뼈, 그리고 바위를 난로처럼 배열한 것 등을 발견했다. 호모 날레디의 뼈는 2013년 여기서 버거 교수팀에 의해 발견됐었다. 

이날 언론 발표와 마틴 루터 킹 기념도서관(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 Library)에서 한 카네기 사이언스 강의에서 리 버거 교수는 올해 초 처음으로 동굴에 들어간 후 벽 표면에서 그을음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같이 팀을 책임지고 있는 케닐로 몰로피안 박사는 근처 동굴에서 훨씬 더 큰 난로의 잔해 옆에 탄 영양의 뼈가 있는 작은 난로의 잔해를 발견했다. 이후 추가 조사를 통해 불에 탄 나무 덩어리, 그을은 동물 뼈가 있는 다른 동굴과 통로가 발견됐다. 

라이징 스타 동굴 시스템에서 탄 뼈와 숯, 재. 출처=리 버거/내셔널 지오그래픽
라이징 스타 동굴 시스템에서 탄 뼈와 숯, 재. 출처=리 버거/내셔널 지오그래픽

버거 교수는 WP와의 인터뷰에서 "공식 논문을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 달 동안 중대한 발견들이 잇따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버거 교수는 공식적으로 논문을 내지 않은데다 이날 발표에서 사진만 제시했을 뿐 탄소 연대 측정법 등 과학적 방법도 활용하지 않았다. 동료 평가(Peer Review) 역시 아직 받지 않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운 주장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호모 날레디는 어떻게 지하 100~130피트 깊이의 동굴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 

버거 교수는 "호모 날레디가 동굴 전체에 걸쳐 작은 불을 사용해 길을 밝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인간 뇌의 3분의 1 정도로 오렌지보다 약간 큰 뇌를 가진 호모 날레디가 불을 사용했다는 것은 인류 발전에 대한 전통적인 서사들을 뒤집어 버릴 수 있는 사실이 될 수 있다. 

수년 동안 과학자들은 진화는 더 큰 뇌와 더 높은 지능을 가진 종들을 향해 점점 더 위쪽으로 이동하면서 더 작은 뇌를 가진 종들은 멸종하는 '사다리'로 규정했다. 호모 날레디가 불을 사용했다면 이 과정이 생각보다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버거 교수팀에겐 앞으로 불에 그을린 증거와 호모 날레디의 뼈가 같은 시기에 나온 것이란 걸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통해 실제 그을음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화학 물질이나 기타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변색이 아니라 그을음임을 확인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발견물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사성 탄소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첨단 기술을 통해 고고학자들이 "약 100만년 전에 남아프리카 원더위크 동굴에서 불을 태운 명확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과학적 근거를 갖고 발표한 것도 비판을 받았고 결국 수정됐다. 우주 기원 핵종 연대 측정(cosmogenic nuclide dating)이란 복잡한 기술을 사용해 그 시점을 90만년 전으로 바꾼 것. 

버거 교수팀은 또 9년 전 호모 날레디의 뼈가 발견된 곳이 시체를 처리하는 곳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그 주장을 뒤집기도 했다. 

버거 교수는 "전 세계에서 모인 150명의 과학자들이 탐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36개월 안에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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