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인 항공기(드론) 기술 발달로 농업, 물류, 영상 촬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드론은 사생활 침해, 테러 등 범죄에도 이용될 수 있어 드론을 무력화시키는 안티 드론 기술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은 1월 31일 김용대 교수팀이 협대역 전자기파를 원격으로 드론 회로에 주입해 즉각적으로 목표 드론을 무력화 시키는 안티 드론 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기존 안티 드론 기술은 광대역 전자기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변 전자 기기나 전기 장치에 피해를 일으켜 도심에서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기술은 대역폭이 아주 좁은 전자기파를 이용하여 목표 드론 기종에만 효과를 발휘한다.

김 교수팀은 제어 유닛 보드에 전자파 주입시 나타나는 반응(민감도)이 드론 제조사별로 다르다는 것을 화인하고 각 제조사에서 수집한 민감도를 극대화한 주파수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특정한 협대역 전자기파를 사용하더라도 목표 드론을 즉각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연구팀은 실내 전자파 차폐 시설을 이용해 10m 거리에서 정지 비행 중인 드론을 즉각적으로 추락시킬 수 있었으며 모의 실험을 통해 10m 이상 거리에서도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같은 제어 유닛 보드를 사용하는 드론이 군집 공격을 하는 경우 이 드론들을 한꺼번에 추락시킬 수 있다. 제어 유닛 보드 A를 탑재한 아군 드론과 제어 유닛 보드 B를 탑재한 적군 드론이 뒤섞여 비행 중이어도 적군 드론에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조만기 연구원과 함께 이 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장준하 연구원은 “드론 제어 유닛 보드의 전자파 간섭(EMI) 취약성은 특정 영역의 드론을 즉시 무력화하는 안티 드론 기술로 활용 가능함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전자파 간섭은 전자 기기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신호 또는 잡음에 의해 원하는 전자 신호 수신에 장애가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장 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술은 저전력으로 이용 가능하고 도심에서 이용이 어려웠던 기존 안티 드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기술을 고도화하면 자폭 드론, 군집 드론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 장준하 연구원과 조만기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보안 관련 학회인 ‘NDSS(Network and Distributed System Security, 네트워크 및 분산 시스템 보안)’ 심포지움 2023에서 소개된다.(논문명:Paralyzing Drones via EMI Signal Injection on Sensory Communication Chann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