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이하 현지시간) 여러 개의 빛줄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이를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지며 빛줄기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UFO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천체물리학자들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떨어진 우주 쓰레기라는 답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저녁 무렵 샌프란시스코의 밤하늘에 여러 개의 빛줄기가 연이어 나타났다. 이 모습은 18일 오후 9시 30분경에 촬영되어 트위터에 공유되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 물체들이 “소행성과 혜성 같은 형태를 띠고 있었다.”라고 적었다. 이 미확인 물체들은 40초가량 관찰되었으며 샌프란시스코 남동쪽 방향으로 날아갔다.
해당 영상을 두고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UFO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하지만 하버드 천체물리학센터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조나단 맥도웰은 이것이 우주 공간에 버려진 통신 장비 쓰레기라고 전했다. 맥도웰은 “지난 2009년 수명을 다한 약 317kg짜리 통신 안테나가 우주 공간에 버려졌다.”라면서 “이렇게 버려지는 장비의 약 10%는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녹지 않고 지표면에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주 쓰레기는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어디에든지 떨어질 수 있다.”라면서 쓰레기가 떨어진 곳을 국립공원 인근으로 추정했다. 맥도웰에 따르면 이 빛줄기 쇼는 지난 50년간 반복해 발생하는 일이다.
세계 각국에서 우주 탐사에 힘을 쏟으며 수많은 위성과 로켓이 우주로 발사됨에 따라 우주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우주 로켓 창정 5B의 파편이 태평양 인근에 추락해 이목을 끌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마이클 바이어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앞으로 10년 동안 우주 쓰레기 파편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약 10%에 이른다.
지구로 떨어지는 우주 쓰레기도 위험하지만 우주 공간을 떠돌다 다른 위성에 충돌하면 비용 손실은 물론이고 우주 쓰레기도 더 늘어나게 된다. 2022년 11월에는 중국 무인 달 탐사선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이 달 뒷면에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과학자들은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 충돌위험 분석 및 대응 소프트웨어를 활용 중이며 향후 우주 물체 포획용 기술을 적용한 초소형 위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