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파퓰러 사이언스>가 14일(현지 시간) 전했다.
그 작동원리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알레르기나 아토피, 천식 등의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세포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끌어들이는 ‘ACE2’라는 단백질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적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는 알레르기 질병이 있는 사람은 세포 단위에서 바이러스에 덜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덴버 국립 유대인 보건병원의 소아과 의사이자 유전학 연구원인 맥스 세이볼트가 이끄는 여러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지난 2020년 5월부터 2021년 2월까지 5600명의 알레르기, 또는 천식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매 2주마다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연구 기간 동안 참여자의 약 14%가 코로나에 감염됐으며 어린이의 경우에는 75%가 무증상 감염이었다.
연구원들은 음식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50%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토피나 천식은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세이볼트는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말은 ‘우리는 모른다’이다”라고 말했다.
보통 사람들의 면역체계는 ‘제1형’ 염증이라는 단백질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퇴치한다. 그러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2형’ 염증이라는 특정한 유형의 단백질을 더 가지고 있다.
이는 알레르기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제1형과 제2형 모두로부터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제2형 염증은 피부, 기도 및 기타 점막에서 세포가 기능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2형 염증은 수 천 가지 유전자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세이볼트는 “이는 매우 강력한 메카니즘”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높은 수준의 제2형 염증을 나타낸 사람들의 호흡기 세포에는 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 단백질이 적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는 다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지난 3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폐 세포가 제2형 염증에 노출된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를 더 빨리 제거했다.
2021년 말에 발표된 영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릴 확률이 약 25% 낮았다.
스위스의 알레르기 및 천식 연구소 소장인 세즈미 악디스는 “연구 결과는 논쟁적일 수 있으나 알레르기가 코로나가 심각하게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세이볼트는 알레르기 질환과 코로나 바이러스간에 어떠한 관련이 있는 지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