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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DNA서 200만년 전 생태계 복원해 내다

그린란드 북쪽 퇴적층서 200만년 전 생물들 DNA 조각 발견
"온난화 적응 유전자맵 찾을 수도"

  • 기자명 김윤경 기자
  • 입력 2022.12.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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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발견한 DNA들을 토대로 만든 200만년 전 그린란드 생태계 상상도. 출처=Beth Zaiken/AP
연구팀이 발견한 DNA들을 토대로 만든 200만년 전 그린란드 생태계 상상도. 출처=Beth Zaiken/AP

그린란드에서 200만년 전 생명체가 갖고 있던 DNA가 발견됐다. 

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그린란드 북쪽 끝에서 파낸 영구 동토층 퇴적물에서 DNA 조각들을 발견했다. 이전 가장 오래된 걸로 알려졌던 건 시베리아 매머드의 DNA로 100만년 전 것이었으니 이번에 발견된 DNA가 거의 두 배나 오래된 것이다. 이 DNA 조각들은 135개의 다른 종(species)에서 나왔다. 

이런 내용은 이날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팀의 DNA 발견은 '잃어버린 세계'를 복원한 것처럼 느껴진다. DNA는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자기 복제 물질로, 일종의 생명의 청사진이다. 

논문의 수석저자로 코펜하겐대학의 지질학자이자 빙하 전문가인 커트 키에르(Kurt Kjær)는 "이번 연구는 기본적으로 잃어버린 과거로 가는 문을 열어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 화석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토양 샘플에서 환경 DNA를 추출했다. 예를 들어 머리카락, 노폐물, 침 또는 부패한 시체를 통해 유기체가 주변으로 흘린 유전 물질들을 찾아 연구한 것이다. 

연구팀은 북극으로부터 겨우 600마일 떨어진 지역이 한때 마스토돈들이 살았던 포플러 나무와 자작나무 숲으로 덮여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멸종된 마스토돈은 지금으로부터 약 1만년 전 제3기 마이오세에서 플라이스토세에 걸쳐 번성했던 동물이다. 코끼리나 매머드보다 키가 작고 몸이 작달막하며 엄니를 가졌으며 다른 빙하기 포유류들과 함께 멸종될 때까지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를 돌아다녔다. 

이번 DNA 발견으로 이들은 더 오래 전에도 살고 있었고 서식지도 넓었던 것을 알수 있다. 

그 숲은 또 순록과 북극 토끼들의 서식지였다. 이들이 존재했을 때 평균 기온은 오늘날 보다 섭씨 11~19도 높아 따뜻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안가엔 지금은 더 이상 발견할 수 없는 종인 투구 게들이 살고 있었다. 물도 따뜻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거위, 투자나무, 박테리아, 곰팡이를 포함한 미생물들에서 DNA 조각이 검출됐고, 자작나무, 버드나무 관목 같은 북극 식물들과 전나무와 삼나무 같은 따뜻한 기후에서 사는 식물들이 혼합해 존재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연구팀 리더 중 한 명인 에스케 빌러슬레프(Eske Willerslev) 룬드백 재단 지리유전학센터 책임자는 "마스토돈(DNA가 발견된 것)은 큰 놀라움이었다. 그건 그린란드에서 이전에 발견된 적이 없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북극과 온대 종의 독특한 생태계가 현대의 유사체 없이 함께 섞여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20년간의 시도 끝에 이뤄졌다. 

에스케 빌러슬레프는 코펜하겐대 대학원생이었을 때 침전물에서 DNA를 추출하는 방법을 발견해냈다. 그리고 2003년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 한 덩어리를 연구하던 그와 동료들은 40만년 전에 있었던 버드나무, 데이지 같은 식물에서 DNA를 추출했다.

2006년엔 빌러슬레프 박사와 커트 키에르가 24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식물 화석을 찾아냈다.

이후에도 이들은 세계 각 지역에서 가져온 퇴적물들과 뼈에서 우리 종에 대한 이해를 바꾸는데 도움을 준 고대 인류의 DNA도 발견해 냈다. 이런 과정에서 DNA 추출법은 더 정교해졌고 이번 발견도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작년 시베리아에서 120만년 된 매머드 DNA를 발견했던 스톡홀름대학 고생물학자 러브 달렌은 마스토돈이 그린란드에서도 나타났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달렌 박사는 NYT에 "이번 발견은 우리가 알고 있는 플라이스토세 후기 마스토돈의 조상이거나 새로운 종을 대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러슬레프는 또 "이 식물들과 동물들이 극적인 기후 변화의 시기 동안 생존했기 때문에,그들의 DNA는 우리가 현재의 온난화에 적응하는 것을 돕는 '유전자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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