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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세계 최초 ‘합성섬유 폐기물’ 재활용 기술 개발

  • 기자명 이가영 기자
  • 입력 2023.01.18 18:00
  • 수정 2023.01.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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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 폐섬유에서 폴리에스터 소재만 선별 가능

관련 산업에 기술이전·상용화 설비 구축 통해 2024년까지 시장 진출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인 폐합성섬유를 화학적으로 선별하여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단량체(화학 결합으로 고분자가 될 수 있는 단분자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폐의류 재활용을 위한 신기술이 개발되었다. [출처=Shutterstock / 클립아트코리아] 

한국화학연구원의 18일 발표에 따르면 조정모 박사 연구팀이 폐의류 내 염료의 화학적 성질을 이용하여 재활용 원료(폴리에스터, PET)를 분리할 수 있는 선별 기술과 이렇게 선별한 폐합성섬유를 합성 이전의 단량체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동시에 개발하였다.

이 기술은 기존에 자연에 버려지거나 소각되어 환경오염을 유발하던 폐의류를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자원순환형 기술로 유색섬유나 혼방섬유를 합성 이전의 원료로 전환할 수 있어 의류 폐기물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 기후변화협약(UN Climate Change)의 2018년 보도자료에 의하면 의류산업에 의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며 특히 의류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값싼 합성섬유는 플라스틱처럼 잘 분해되지 않아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현재 섬유폐기물은 별도로 수거되지 않고 여러 재질이 혼합 폐기되어 재활용을 위해서는 선별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작업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거나 원료 비중에 따라 물에 뜨고 가라앉는 것으로 구분해야 하는 등 비효율적이며 분류 후에도 이물질이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섬유산업에서 생산되는 재활용 섬유 대부분(99%)은 투명하고 깨끗한 폐PET병을 원료로 한다.

연구팀은 “단순한 화학적 원리를 이용해 섬유의 재질을 쉽고 정확하게 구분하는, 경제적이고 획기적인 선별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히며 “폴리에스터에만 작용하는 ‘추출제’를 혼합 폐섬유에 접촉해 색 변화가 일어나는 폴리에스터 섬유를 골라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재활용은 구체적으로 ‘탈염료’와 ‘재염색’ 두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탈염료 과정은 먼저 폐혼합섬유에서 무색 혼합섬유와 유색 혼합섬유를 분리한다. 분리된 유색 혼합섬유는 탈염료 과정을 거쳐 폐액(염료)와 선택적으로 탈색된 무색 혼합섬유, 탈색에서 제외된 유색 혼합섬유로 나뉜다. 이때 탈색된 섬유가 폴리에스터이며 그렇지 않은 섬유는 폴리에스터 이외의 섬유이다.

재염색 과정은 탈염료의 첫 단계에서 분리된 무색 혼합섬유를 다음 단계에서 분리한 폐액(염료)로 염색하는 것이다. 이때 염색이  섬유는 폴리에스터이고 염색되지 않은 섬유는 폴리에스터 이외의 섬유이다. 탈염료 과정에서 탈색된 섬유와 재염색 과정에서 염색된 섬유가 폴리에스터이므로 이를 모아 저온 해중합을 통해 고품질 단량체를 제조하게 된다.

이 방식은 오차율이 매우 낮고 기존에는 분리가 어려웠던 염료까지 제거가 가능해 그동안 재활용이 어려웠던 저급 유색 폐섬유로부터도 고품질 폴리에스터 소재를 선별할 수 있다. 또한 폐섬유 선별 및 탈염료화 과정에 생분해성 화합물이 사용되고 사용 후에는 염료가 포함된 추출제도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등 경제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선별기술이다.

연구팀에서는 유색 폐PET나 폐폴리에스터 섬유를 빠르게 분해하여 고부가 단량체를 제조할 수 있는 저온 글라이콜리시스 반응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기술은 200℃ 이상 고온을 요구하는 기존의 폐PET 분해공정과 달리 150℃ 저온에서도 원료의 구조나 형태에 상관없이 2시간 이내에 완전 분해가 가능하다.

이상의 두 기술을 연계하면 반응 및 정제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며 에너지 사용량도 획기적으로 감소하여 기술 상용화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화학연 이미혜 원장은 관련 기술을 (주)리뉴시스템에 이전해 해중합 설비 구축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PET 처리 기준 연간 1만 톤 규모의 실증 플랜트 구축을 추진하고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양상에 들어가 세계 진출을 노릴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의 저널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12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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