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오염시키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쓰레기인 극세사가 장염비브리오균 등 세균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파퓰러사이언스가 3일 보도했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교 연구팀은 지중해에 떠다니는 극세사(초미세 합성섬유)에서 세균 195종이 발견됐다고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195종 세균 가운데는 인체에 들어가면 해산물 중독을 일으키는 장염비브리오균도 ’대량‘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검출된 세균 종의 거의 3분의 1이 장염비브리오균인 샘플도 있었다.
자연에 버려진 플라스틱에 적응해 살도록 진화한 생태계인 '플라스틱스피어'(plastisphere)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극세사는 어망, 직물 공장, 세탁물 등에서 배출되며 플라스틱 해양쓰레기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바다에 떠다니는 미생물들은 나무, 작은 해조류 등에 달라붙어 서식한다. 플라스틱은 이런 자연물질보다 분해에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기 때문에 문제다. 바닷물보다 밀도가 낮은 플라스틱에 달라붙은 미생물은 조류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할 수도 있다.
논문 공저자인 안나 루시아 드 피게이레두 라세르다 연구원은 “플라스틱은 미생물들이 타고 다니는 배와 같다. 미생물을 여러 지역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 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기후변화는 장염비브리오균을 포함해 플라스틱에 서식하는 세균의 확산과 독성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 라세르다 연구원은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 유기체의 독성과 접착력(플라스틱에 달라붙는 성질)도 더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유엔 환경 프로그램’ 발표에 따르면, 지중해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하루 730톤에 달한다. 그 결과 극세사를 포함한 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이 1평방킬로미터에 많으면 6400만개 이상 떠다닌다.
세균이 서식하는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에게는 먹이와 같은 냄새를 풍길 수 있다. 먹이로 오인해 플라스틱을 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플라스틱 속의 독성 화학물질이 호르몬을 교란시켜 범고래, 굴 등의 성장과 재생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