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7월20일. 달은 우리에게 크게 한 걸음 다가왔다. 인간이 발을 디딜 수 있는 곳이 됐다.
그리고 2022년도 달과 우리의 관계가 재정립되는 해다. 8월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로 향한 것이다.
책과 TV,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곽재식 작가(숭실사이버대 교수)는 대한민국의 우주가 크게 도약하는 이 해, 다누리의 출발에 즈음해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를 펴냈다.
다누리에는 사람이 타지 않는다. 대신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이 만든 섀도캠(Shadow Cam) 등 5개의 기계가 탑재됐다. 탑재체는 그러니까 각자 임무를 맡은 탐사대원인 셈이라고 곽재식 작가는 표현했다. 왜 매우 무거운 섀도캠을 태웠냐면 미 항공우주국(NASA)이 그렇게 해주면 미국 정부와 함께 지원을 해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섀도캠을 실으면 원래 550킬로그램(kg)이었던 다누리 무게는 700kg이 넘어 버리는데도.
그래서 찾은 궤도는 샌드위치 이름인 듯 재밌는 이름을 가졌다. BLT(Ballistic Lunar Tranfer), '탄도 달 전이'라는 말의 약자인데 마치 베이컨, 양상추, 토마토를 뜻하는 것만 같다. 쉽지 않고 멀다. 돌아가야 한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40만킬로미터(km)가 채 안 되는데, BLT 궤도로 가면 150만km를 가야 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란다. 곽 작가는 '급할수록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책에서 더 상세히 설명한다.
미국은 다누리가 미리 봐 준 달에 사람을 태운 탐사선을 보낼 예정이다. 그게 아르테미스 계획이다. 사람이 달에 가는 것만도 굉장한 국가적 행사인데 다누리가 외교적으로도 역할을 톡톡히 할 거란 기대는 그래서 나온다.
다누리에 대한 소개는 물론이고, 어렸을 적부터 궁금했던 달이 어떻게 탄생했을까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에 곽 작가는 개인적 체험과 박식한 지식을 버무려 재미있게 답을 준다. 다누리가 달에 도착하는 것보다 빠른 '곽재식 속도'로 우리를 달로 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