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분석 기업 마크로젠이 수달 분변을 유전자 분석하여 한강 일대에 수달 15마리가 서식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수달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며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되어 있다.
23일 마크로젠에 따르면 이 회사와 한국수달보호협회는 지난해 서울시가 실시한 ‘한강 수달 서식 현황 및 적정 관리 방안’ 학술용역에 참여했다. 이 조사의 목적은 한강 지역 수달 서식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마크로젠은 수달보호협회가 수집한 수달 분변에서 유전자(DNA)를 추출해 수달 개체 수와 가족 근연 관계를 분석했다. 마크로젠 신상품새발부 황인욱 부서장은 “보통 야생에서 수집된 동물 분변의 경우 자외선, 미생물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DNA 훼손이 심하다. 이번에 분석한 수달 분변 시료도 손상이 심해 전문적인 노하우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마크로젠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분석을 통해 분변 시료가 수달의 것이 맞는지 파악했다. 그리고 PCR(유전자 증폭)을 거쳐 마이크로새틀라이트(초위성체) 분석으로 수달 15마리의 개체를 식별했다. 마이크로새틀라이트는 유전자 내 단순 반복 염기 서열을 말하며 변이율이 높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체나 개체군을 연구하는 데 유용하다. 범인 식별을 위한 과학 수사나 친자 확인 등에도 널리 쓰인다. 이렇게 식별한 15마리 개체들 중에는 부모와 새끼로 이루어진 가족이 둘(총 6마리) 있었다.
이번 분석 결과는 한강 유역에 서식하는 수달의 건강한 생존과 종 복원 등에 활용된다.
한편 마크로젠은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창년 우포늪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나 천연기념물 198호인 따오기 복원 사업에서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다. 마크로젠 지놈사업본부 이응룡 본부장은 “앞으로 다양한 국내외 멸종 위기 야생동물 복원 사업을 이어나가며 ESG 가치 실현을 매출로 연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