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환기시스템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비료처럼 쓰는 실험적 옥상정원이 성공을 거뒀다.
24일(현지시간) 파퓰러사이언스는 한 대학교의 기존 배기시스템을 이용해 옥상정원에서 재배한 작물의 수확량이 비교집단에 비해 월등했다는 연구결과를 전했다. 자료는 지난주 <프런티어스(Frontiers in Sustainable Food System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는 환기구 옆 옥상정원에서 시금치와 옥수수를 키웠다. 곁에 마련한 비교집단에는 송풍기를 설치해 건물에서 배출된 가스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다.
‘이산화탄소 비료’의 효과는 놀라웠다. 환기 배출구 옆에서 키운 시금치는 비교집단에 비해 수확량이 4배 많았다.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옥수수도 2~3배 많은 결실을 냈다. 옥수수는 광합성을 할 때 적절한 이산화탄소 농도에 민감하다.
옥상정원은 태양 복사열이 강하고 토양의 수분이 부족해 식물 성장에는 조건이 좋지 않은 편이다. 이번 연구로 대기 중에 배출되어 유해한 영향을 끼쳤을 이산화탄소의 새로운 활용법이 제시된 셈이다.
선임 연구원인 캠브리지대학교의 세러베스 버클(Sarabeth Buckle) 박사는 “옥상정원의 환경적, 사회적 이점은 매우 크다. 건물의 에너지 절약, 탄소배출 감소, 기후변화 완화, 도시 열 감소, 현지 농산물 생산, 사람들의 정신 건강, 도시 미관에 모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건물 환기 시스템을 이용한 옥상정원이 실용화되려면 가스 배출량 적정화, 역풍 영향 통제 등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도시 프로그램에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파퓰러사이언스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