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등 51개 기구 소속 전문가 99명이 ’화석연료에 휘둘리는 건강‘보고서를 의학 전문지 <랜싯(The Lancet Countdown)>에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다음 달 열리는 2022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를 앞두고 발표된 종합보고서인 셈이다. 특히 '건강'을 키워드로 기후변화 위기를 진단했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에 관한 성명에서 “기후변화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 지구의 건강뿐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도 위태롭다”고 위기 인식을 촉구했다.
◇이상고온 사망자 급증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021년 이상고온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2000-2004년에 비해 68% 증가했다. 이상고온은 호흡기 질병을 악화시키고 치명적인 열사병을 부르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영국의 기온이 7월에 40도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곳곳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감염병 확산
기후 변화는 감염병 확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안수 온도 상승으로 비브리오 병원균 전파 위험이 높아진 것이 대표적이다.
말라리아의 경우 2012-2021년 전염에 알맞은 기온이 형성된 기간이 아메리카대륙 산악지대에선 31.3.1%. 아프리카에서는 13.8% 길어졌다. 같은 기간 기후변화로 인한 뎅기열 위험은 12%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다른 감염병이 동시 발생할 경우 오진 위험이 높아지고 의료시스템에 부담이 더해진다.
◇식량 위기
기온 상승과 극단적 날씨변화는 작물 수확에 영향을 준다. 직접적으로는 작물 성장기가 줄었다. 옥수수는 9.3일, 쌀 1.7일, 겨울밀과 봄밀은 6일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2020년에는 식량부족을 겪은 사람의 수가 1981-2010년 연평균치보다 9800만명(103국) 늘었다. 또 2012-2021년 극심한 가뭄 영향을 받은 토양은 1951-1960년에 배해 29% 증가했다. 이는 식수와 식량부족 위험으로 이어진다.
보고서는 "2022년은 기후변화협약 30주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간 이번 세기가 끝날 때는 기온이 재난 수준인 2.7도 상승할 전망이다. 인류의 건강한 삶을 핵심에 놓고 즉각적인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